테일러준칙으로 본 기준금리 수준이 현 기준금리보다 월등히 높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당분간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가계부채 등 우려가 큰 만큼 급격하기보단 점진적으로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전 한국은행 조사국장 출신인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테일러 준칙을 활용한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테일러준칙이란 1993년 존 테일러(Taylor) 스탠퍼드대 교수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중앙은행은 적정 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갭)과 잠재성장률(산출갭)을 고려해 금리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제시한 준칙이다. 현재 이 준칙은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중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우선, 한은법에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한은 목적조항으로 명시하고 있는 만큼,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동일한 가중치를 두고 금리정책을 운용했다고 가정할 경우 준칙금리는 5%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명목 경제성장률(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2020년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해 추세치를 상당폭 상회했다.
한은이 실제 금리정책을 운용할때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성장 등 세 가지 변수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준칙금리를 추정한 결과 4%를 넘었다. 이는 인플레이션갭과 산출갭, 신용갭에 대한 가중치를 각각 0.4, 0.3, 0.3씩 부여해 추정한 것이다.
장민 선임연구위원은 “현 기준금리 수준은 성장과 물가, 금융여건 등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으로 추정한 준칙금리 또는 적정 기준금리보다 모두 상당폭 낮았다.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할 경우 가계 부채부담을 빠르게 확대시키는 한편 실물경제 및 자산시장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금리정책 방향에 관한 원활한 소통과 함께 실물경제 및 금융여건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면서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분석은 소비자물가상승률과 GDP, 실제물가와 물가목표치와의 갭, HP필터를 적용한 산출갭을 적용해 도출했으며, 분석기간은 2001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