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비트코인 ATM 불타

입력 2021-09-1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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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산살바도르 중심으로 수천 명 거리로 나와
비트코인 법정통화 결정 등 일방향적 통치에 불만
올해 여당 의석 과반 후 헌법재판관 5명 물갈이도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의 한 비트코인 ATM이 15일(현지시간) 불에 타고 있다. 산살바도르/AP연합뉴스
엘살바도르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비트코인 ATM에 불을 지르면서 권력 집중형 정부에 목소리를 높였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 등에서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왔다. 이날은 엘살바도르 독립 2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번 시위는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하는 등 정부가 일방향적인 통치 방식을 취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함으로, 일부 시위대는 ‘NO To Bitcoin(비트코인 반대)’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비트코인 ATM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2019년 당선된 부켈레 대통령은 국가 전반에 만연한 부패를 근절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각에선 그를 ‘독재자’ 또는 ‘포퓰리즘’으로 비판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한 것 역시 반대하는 여론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위대와 함께 거리로 나온 시드니 블랑코 전 엘살바도르 대법원장은 “민주주의를 수호할 때가 왔다”며 “이번 행진은 정부가 헌법을 너무 많이 위반한 것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AP는 “부켈레 대통령의 정당은 올해 의회 과반을 확보했고, 대통령은 자신의 여러 조치에 대해 주저하던 5명의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교체했다”며 “이번 행진은 부켈레 정부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시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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