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금융 시스템에 대한 단기 현금 투입을 한층 증가시켰다. 당국이 분기 말 자금 수요와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파산 우려로 인한 시장의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역레포)를 통해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인 900억 위안(16조4205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당국이 하루 만에 100억 위안 이상의 단기 유동성을 은행 시스템에 추가한 것은 이달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당국의 이러한 조처는 헝다가 직면한 위기가 중국 내 부동산과 신용 시장의 건전성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는 가운데 취해졌다. 은행들이 규제 점검을 준비함에 따라 분기말 대출 의향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 현금 수요가 계절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 유동성 또한 10월 초 중국에서 일주일간의 휴가를 앞두고 긴축되는 경향이 있다.
앨빈 탄 캐나다 왕립은행의 아시아 외환 전략 책임자는 “헝다의 상황과 그것이 더 넓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어떠한 규제 단속보다 중국의 성장에 훨씬 더 크고 직접적인 여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단기 금융 시장에 대한 여파를 억제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자금 투입은 아직 금융시장의 금리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단기 금리지표로 쓰이는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금리는 12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 상승한 2.39%로,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