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선 청약 가점 60점도 아슬아슬하게 당첨될 정도로 당첨 가점이 높아졌다. 실제로 만점(84점)짜리 통장도 곳곳에서 볼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청약 가점이 확 뛰면서 가점과 무관하게 분양받을 수 있는 틈새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이 가능한 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 민간임대 등의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상품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청이 청약이 가능하다. 단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른다. 30대에 불리한 무주택기간·부양가족수 등 가점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거주지와 관계없이 청약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 주소지를 둔 사람이 대전 분양 단지에 청약이 가능한 셈이다. 재당첨 제한도 없고, 세대주나 세대원 모두 청약을 넣을 수 있다.
이런 장점때문에 분양 열기도 뜨겁다. 지난달 경기 고양시에 나온 주거용 오피스텔 '더샵 일산엘로이'는 1976실 청약이 하루 만에 100% 계약을 마쳤다. 총 3만1238건이 접수됐으며, 최고 경쟁률은 27대 1에 달했다.
7월 평택시 '고덕신도시 유보라 더크레스트'도 560실 모집에 2만36명이 몰려 평균 3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민간 임대아파트 시장도 관심이 뜨겁다. 8월 대전 '동일스위트 리버스카이 2단지'는 평균 124대 1로 전 타입 청약 마감됐다. 같은 달 서울 양원지구에서 공급된 '양원역 금호어울림 포레스트' 역시 331가구 모집에 1만5845명이 몰려 평균 47.87대 1로 치열했다.
8월 서울 강서구에 나온 생활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평균 657대 1)와 충북 청주시 '힐스테이트 청주 센트럴'(평균 862대 1)도 평균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한편, 추첨제로 공급되는 청약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1인 가구와 현행 소득기준인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60%(3인 가구 기준 965만 원)를 초과하는 맞벌이가구에도 민간분양 아파트 특별공급에 추첨제를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특공 물량은 11월 하순 입주자 모집 단지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 7월 실시된 3기 신도시 1차 사전청약 결과, 매달 10만 원씩 16년 이상 청약통장에 예금을 넣어야 당첨권일 정도로 민간·공공 모두 분양 문턱이 크게 올라갔다. 주택을 보유하면 사실상 당첨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청약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들은 물론 유주택자 등 투자자들도 청약·지역·재당첨 관련 제한을 모두 피한 곳으로 대거 몰리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