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화살' 국민의힘으로?…野, 특검·국정감사 통해 반전 노릴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를 통해 퇴직금 5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대장동 특혜 논란'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아닌 국민의힘 내부로 번졌다. 국민의힘은 특검과 국정조사를 계속해서 요구하며 상황 반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대장동 특혜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여야를 불문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에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며 "이 지사와 곽 의원을 비롯해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얘기했다.

앞서 대장동 특혜 의혹은 이 지사와 여권을 향한 공세로 이어지는 듯했으나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했던 곽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화살은 국민의힘에 돌아갔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혜 의혹에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자충수를 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곽 의원의 의혹과 상관없이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장동 특혜 의혹을 압박의 용도로 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 향한 화살을 다시 여권으로 돌리기 위해서도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관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특검과 관련한 이야기가 일부 오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특검은 가야 하지 않겠냐는 정도의 공통 합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원내대표) 협상 테이블에서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돌아오는 대로 특검과 국정조사를 관철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특검에 대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국면을 가져가야 한다는 전략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대표가 오면 대표한테 보고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위 관계자도 "민주당은 왜 특검을 안 받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 대표가 안 계셔서 특별히 진지하게 오랫동안 얘기하지 않았다. (대표가 오면)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진상 규명을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해당 내용을 파헤치겠다고 선언했다. 안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농단조차 소꿉장난으로 여겨질 만한 최대의 부동산 비리 종합세트"라며 "끝까지 죄상을 밝히고 끝까지 그 책임을 묻게 하겠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선 국정감사는 물론 범시민 대책기구를 만들어 조사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심 전 대표는 "화천대유가 과연 어떤 화수분이길래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대장동 개발의 시작과 끝이 무엇인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며 "특검이냐, 국정조사냐 따질 것이 아니라, 특임검사에 준하는 특별수사팀을 조속히 구성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며 "이 지사는 본인 설계 속에서 벌어진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국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성남시청을 방문해 항의에 나섰다. 특위는 성남시청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자료가 오지 않았다며 자료제출 요구서를 전달했다. 위원장인 이헌승 의원은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별다른 내용은 없었고 여쭤봤는데 답변을 똑같이 해서 답변을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