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우유보다 고소하고 유통기한도 긴데 저렴하기까지”
#최근 온라인 쇼핑몰 가공식품 인기검색어에는 수입 멸균우유와 멸균우유가 항상 높은 순위에 올라있다. 신선 우유의 인기는 뒤로 밀려난 지 오래다. 14일 기준 G마켓 우유 종류 판매 순위 상위권은 멸균우유가 장악했다. 신선 우유는 19위에 이르러서야 볼 수 있다.
#마트 신선 유제품 코너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우유 가격이 비싼 탓이다. 큰맘 먹고 사더라도 시리얼이나 미숫가루 타 먹을 때나 찾는지라 유통기한 전까지 먹는 경우도 드물다. 신선 우유 옆을 보니 멸균 우유와 아몬드 유가 보인다. 가격도 저렴하고 유통기한도 길다. 맛이 덜할 것 같긴 하지만 먹어나 보자는 마음에 부담 없이 카트에 담는다.
국내 우윳값이 크게 오르자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은 멸균우유나 대체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멸균우유 후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우유를 많이 사용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대체우유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최근 유제품 업계는 우유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10월 초 서울우유와 빙그레가 우윳값 인상을 단행한 뒤 남양유업도 14일 가격을 올렸다. 매일유업과 동원F&B도 다음 주부터 가격을 차례로 높일 예정이다.
원윳값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우유 대체품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기존 대체우유로 주목받던 두유와 아몬드유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멸균우유의 인기가 크게 올랐다. 14일 기준 G마켓 우유/두유 부문 상품 판매 순위는 상위 30위까지 멸균우유와 두유, 아몬드유만 이름을 올렸다.
특히 외국산 멸균 우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 구매정보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는 프랑스나 폴란드, 독일 등에서 생산되는 멸균우유 할인 소식이나 후기가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다. 1L당 1000원~2000원 꼴로 대량 판매되는 데다 ‘국산 우유보다 맛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누리꾼은 “유럽 젖소는 방목해서 키워서 그런지 더 건강하고 고소한 것 같다”며 맛의 차이를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외산 멸균우유는 독일의 작센과 폴란드의 리솔라, 이탈리아의 아르보리아, 호주 데본데일 등이 있다.
멸균우유는 우유를 135~150도로 2~5초간 가열해 실온에서 생존할 수 있는 미생물을 사멸해 무균포장 용기에 담은 우유다.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면 1개월 이상 상온 보관도 가능하다. 일반 우유보다 맛이 부족하다는 오명이 있었지만 최근 신선 우유 대체재로 각광받으며 맛에 대한 편견도 씻어내고 있다.
대체 우유 탐색 열기는 카페 업계에도 불고 있다. 업종 특성상 우유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카페는 대개 멸균우유를 사용해왔지만 최근 우윳값 인상에 대체 우유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최근 스타벅스는 일부 음료 기본 선택 옵션으로 귀리를 통해 만든 대체유인 오트 밀크를 기본 옵션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해당 오트 밀크는 스타벅스에서 자체 개발한 대체 우유로 일반 우유 대비 칼로리와 당 함유량이 적다.
가공 음료 계에서도 대체 우유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최근 코카콜라는 귀리를 이용한 조지아 크래프트 디카페인 오트 라떼를 출시했다.
대체우유는 젖소에서 뽑아내는 우유와 달리 식물성 원료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친환경·비건 식품으로 급부상 한 바 있다. 우윳값 인상과 함께 멸균 우유와 대체 우유 선호 현상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