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항 24시간 운영, 운송업체 추가 근무 결정 등
업계, 정부만으로 문제 해결 어렵다고 지적
태풍으로 홍콩과 싱가포르 등 공급 피해 확산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물류업체와 상공회의소, 트럭 노조, 항만 관계자 등과 회의를 열고 공급망 대란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병목 현상 완화를 위해 로스앤젤레스(LA) 항구는 24시간 운영을 시작할 것이고 정부는 각 주 정부에 트럭 운전사들에게 더 빨리 면허를 발급해줄 것을 장려하고 있다”며 “월마트와 페덱스, UPS를 포함한 기업들도 비수기 근무 시간을 늘리기 위해 움직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월마트와 페덱스, UPS, 삼성과 홈디포, 타깃이 전국적인 상품 배송을 가속하기 위해 24시간 운영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며 “이에 연말까지 매주 3500개 컨테이너 분량의 제품이 운송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RBC캐피털의 마이크 트랜 애널리스트는 LA 항구 24시간 운영 결정에 대해 “시간 연장 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현 문제는 전체 공급망에 퍼져 구간마다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보고서에서 미국 전역에 퍼진 노동력 부족 등을 언급하며 “공급망 혼란은 나아지기 전에 더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전 세계 꼬여버린 공급망을 풀 명확한 방법이 없다”며 “특히 트럭 운전사의 부족 문제가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라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미 노동부가 발표한 월 구인ㆍ이직보고서에 따르면 8월 퇴직자 수는 430만 명으로 집계됐다. 2000년 12월 이후 최대로, 노동력 부족 문제는 지속하고 있다.
공급망 대란이 올해를 넘어 내년 이후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는 이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약간의 개선은 있었지만, 여전히 항구는 혼잡하고 공급망에 문제가 있다”며 “공급망 압박은 2022년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홍콩과 선전에 67척의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으며 이는 기존 평균보다 22% 더 혼잡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37척이 대기 중인 싱가포르에까지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광범위한 공급망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싱가포르항은 전 세계에서도 컨테이너를 옮기는 핵심 허브로 꼽히는 만큼 여기서 발생한 공급 차질로 글로벌 병목 현상 심화는 불가피해졌다.
이밖에 LA항에도 40척이 정박해 평소보다 4.5% 혼잡한 상태이며, 베트남 2대 항구인 호찌민항과 붕따우항에는 38%나 더 많은 선박이 몰리는 등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듀크대가 최근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CFO 대부분은 자신들의 회사가 내년까지 공급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존 그레이엄 설문조사 책임자는 “기업들이 공급망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선 큰 비용이 드는 만큼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