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ㆍ고추장이 'K푸드'의 성장을 견인하는 효자품목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글로벌 입맛을 사로잡은 김치가 올해 12년 만에 무역수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고추장을 비롯한 'K매운맛' 열풍에 업계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TI 농식품수출정보 집계에 따르면 올해(1~9월) 김치 수출량이 1억2380만 달러(한화 약 1465억 1730만 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김치 수입액은 8610만 달러다. 2009년 이후 12년 만에 무역수지(2620만 달러)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빨간 맛' 돌풍의 또 다른 주역인 고추장 역시 글로벌 행보를 확대 중이다. 2017년 3200만 달러(한화 약 437억 8950만 원)이었던 고추장 수출량은 지난해 5090억 달러로 늘었다. 올해는 38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절반 수출량을 웃돌고 있다.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한 K팝, K드라마 등 한국산 콘텐츠에 등장한 떡볶이 등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외로 약진하는 'K매운맛' 인기에 식품 기업들도 관련 제품을 적극 발굴해 해외에 알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이안 폴터, 제이슨 데이, 아담 스콧 등 더CJ컵에 출전한 글로벌 골퍼를 앞세워 본격 한식 알리기에 나섰다. 이들 선수는 CJ제일제당이 최근 미국 시장에 선보인 한국 전통 고추장의 재해색 버전인 'Gotchu(갓추)' 등을 활용해 한식을 만들며 비비고 한식 알리기에 동참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삼양식품은 최근 불닭 소스 3종의 일본 판매를 개시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소스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빔면 최강자인 팔도는 김치를 담그기 시작했다.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팔도는 최근 매운맛 전문 브랜드 ‘틈새’에 김치맛을 포함한 2종을 추가했다. 신제품은 △틈새맛김치 △틈새레드페퍼 2종이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쉐이크쉑은 지난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고추장 베이스 메뉴 2종을 재출시할 계획이다. '고추장 치킨쉑'은 지난해 10월 SPC그룹과 미국 쉐이크쉑이 공동으로 개발해 국내에 선보인 한정판 메뉴로 고추장과 김치를 활용했다. 돌아온 ‘고추장 치킨 쉑’, ‘고추장 프라이' 는 이달 말까지 한정 판매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유명한 푸드컬처랩의 식품 브랜드 서울시스터즈가 선보인 '김치시즈닝'은 최근 자사몰을 오픈하고 콜라보 제품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와 협업으로 김치시즈닝을 활용한 △김치큐브닭 △김치볶음밥 △김치바삭김 △김치아몬드를 출시한 데 이어 G225편의점에 '김치 스낵'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치 시즈닝'은 뿌려 먹는 김치 가루로 해외에서 먼저 유명세를 타며 미국 소스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일본의 '시치미'를 누르고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서 시즈닝(뿌려 먹는 양념)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박완수 단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김치는 단순한 반찬에서 건강을 증진시키거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변신하고 있다"라면서 "김치 세계화는 한국과 다른 나라의 빈번한 문화적 교류로 가속화될 것이며, 따라서 김치수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 김치시장에서 중국이나 일본과의 경쟁 역시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