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힘…플랫폼마다 'IP' 확보 열중
OTT 공룡 디즈니플러스가 다음 달 12일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아성을 넘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쿠팡 플레이, 티빙 등 국내 플랫폼의 성장도 두드러지고 있어 국내 OTT 시장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강력한 IP(지적재산권)를 보유한 디즈니 플러스는 한국 시장에 특화된 자체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웠다. 다양한 장르는 물론 출연진과 제작진도 화려하다.
공개를 앞둔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는 현재 총 7편이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무빙’, 강다니엘이 처음으로 연기를 도전해 화제를 모은 ‘너와 나의 경찰수업’,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의 데뷔 5주년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블랙핑크: 더 무비’ 등이다.
인기 예능 ‘런닝맨’의 스핀오프인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놈’, 서강준, 이시영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그리드’, 키스를 하면 미래를 보는 초능력자의 로맨스물 ‘키스 식스 센스’, 정해인과 블랙핑크 지수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설강화’ 역시 주목받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앞으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제이 트리니나드 월트 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DTC(Direct-to-Consumer) 사업 총괄은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랑받고 있다"며 "글로벌 수준의 제작 성숙도와 독창성을 가진 만큼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OTT 플랫폼들 역시 매력적인 자체 콘텐츠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플랫폼별로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SNL코리아'로 각종 이슈 몰이를 한 쿠팡 플레이와 '환승연애', '유미의 세포들' 등 꾸준히 화제작을 내놓고 있는 티빙이 대표적이다. 본래 콘텐츠 사업을 기반을 둔 티빙은 다른 OTT에 비해 한국 콘텐츠가 많은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방송 3사가 대주주로 참여한 웨이브 역시 한국 콘텐츠로 구독자를 늘리고 있다. 실시간 TV 서비스와 타임머신 기능, QUICK VOD도 장점으로 꼽힌다. 첫 자체 제작 드라마 '조선로코 - 녹두전'이 인기를 끌면서 가입자가 늘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논할 때 넷플릭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넷플릭스는 올해만 '인간수업' 'D.P', '오징어게임' 등 연달아 히트작을 일인자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다양한 언어 더빙과 자막도 넷플릭스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왓챠 역시 대형사들 사이에서 밀리고 있는 모양새지만, '왓챠 시리즈·영화 공모전'을 지속 개최하며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대형사만큼은 아니지만, 왓챠만의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전략이다. 왓챠는 본래 사용자의 취향 파악을 기본으로 일본·대만 드라마나 시네필의 취향을 저격하는 독립 영화로 틈새 시장 공략해왔다.
한편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구독료는 월 9900원·연간 9만9000 원으로 책정됐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다른 OTT 서비스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하다. 4인이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기준으로 넷플릭스 구독료는 월 1만 4500원, 티빙은 1만3900원, 웨이브 1만3900원, 왓챠는 1만2900원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매력적인 콘텐츠와 함께 상생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망 사용료로 SK브로드밴드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데다가 콘텐츠 성공의 모든 수확을 가져간다는 지적을 받는 넷플릭스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행보다. 다만 디즈니플러스가 추구하는 상생과 협력의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미지수다.
트리니나드 총괄은 “지난 25년 동안 디즈니는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업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되길 원한다”며 “망 사용료 이슈 또한 한국의 파트너 통신사들과 협력할 것이고, 최고의 관람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작품 흥행에 대한 추가적인 인센티브에 대한 질문에 김소연 디즈니 코리아 DTC 총괄은 “최근 한국 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데 우리가 준비하는 작품마다 계약 내용이 제각각”이라면서도 “파트너와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를 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창작자들과 디즈니의 세계적인 감독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APAC 크리에이티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출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