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 매각 위로금으로 800% 지급을 확정했다. 당초 제시한 600%보다 높은 수준으로, 직원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또한 시그나그룹은 라이나생명 측에 고용승계와 라이나 사명 유지를 약속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시그나그룹은 라이나생명 직원들에게 위로금 800%를 확정한다고 공지했다. 대상은 근무연수 1년 이상자다. 1년 미만자는 400%의 위로금을 받는다. 당초 시그나그룹은 매각위로금으로 기본급 600%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나그룹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배경에는 라이나생명 직원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함으로 보인다. 라이나생명 임원들은 지난주 성명서를 통해 "이번 거래로 인해 지금까지 이룩한 경의적인 성과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절대로 이를 좌시할 수 없다"며 "갑작스럽게 매각을 통보했으며, 끝까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너스 금액을 결정해 통보하는 방식으로 라이나생명의 임직원을 무시하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원들은 처브라이프와의 합병 가능성에도 반발하고 있다. 처브라이프는 라이나생명 대비 급여 수준이 매우 낮을 뿐 아니라 라이나생명 인력이 처브라이프보다 6배 이상 많아 구조조정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라이나 임직원들은 기존 M&A 보너스에 대한 기존 입장을 전면 철회하는 한편, 직원들과 협의해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직원들의 전체 의견이 모아지는 경우 이에 대한 추가적인 협상 없이 M&A 보너스를 전격 수용 지급해 줄 것 △주주변경 이후 외부의 의사 결정에 따른 조직개편이나 보직변경이 진행되는 않는다는 점에 대한 보증 △주주변경 이외에 합병, 영업양도가 이뤄지는지 여부를 포함해 양 그룹의 통합계획을 빠른 시일 내에 투명하게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시그나그룹은 라이나생명 측에 "고용승계는 모두 될 것이고 구조조정은 없다"며 "라이나 사명은 영구히 유지된다"고 회신했다. 처브그룹과의 계약서에 이 같은 조항이 명시된 것으로 보인다. 복지, 처우등도 직원 50프로 이상동의가 필요해 변경 가능성은 없다고도 못박았다.
한편, 시그나그룹은 라이나생명 매각으로 6조 원대의 매각가와 지난 10년간 배당금 1조 1650억 원을 합쳐 단순 계산으로만 약 8조 원에 달하는 이익을 남기게 됐다. 일각에서는 먹튀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