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수요 증가로 급등…산업 전반서 투입 비용 증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 경제가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한 속도에서 보통의 속도로 성장했지만, 일부에서 공급망 차질 등에 따라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이 같이 밝혔다.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는 공급망 혼란, 노동력 부족, 델타 변이로 인한 불확실성을 꼽았으며, 물가 역시 “현격히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미국 경제는 7월 말 이후 델타 변이의 확대로 회복 속도가 둔화했지만, 이후부터는 감염자 수가 줄어듦에 따라 회복이 계속되고 있다.
보고에 따르면 소비는 재고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자동차 이외에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역시 대체로 견실한 확대가 지속됐다. 주택시장은 다소 둔화했으나 건전성을 유지했다. 여행·관광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지역별 편차가 있었고, 비제조업의 성장세는 ‘완만’ 또는 ‘약간’이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공급 혼란과 노동력 부족이 경제 활동에 방해가 돼 성장 속도가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필라델피아 연은은 "코로나 감염 증가로 기업 활동이 침체됐다"고 지적했다. 기업 경기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지만, 일부에서는 불확실성 증가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은 강한 수요 대비 노동력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서 완만한 증가에 머물렀다. 수송업 등은 일손 부족이 심각했다. 소매업, 접객업, 제조업 역시 대부분 일손이 모자라 생산과 영업시간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은 퇴직, 자발적 이직 증가에 더해 육아나 코로나19 백신 의무 등을 인력 확보가 어려운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당초 새 학기 시작과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급여 지급 중단으로 노동 공급 증가가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물가는 제품과 원자재에 대한 수요 증가로 크게 올랐다. 투입 비용 증가 역시 산업 전반에 걸쳐 보고됐다. 공급망 혼란에 따라 구매 비용 증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고, 수송비 증가와 노동력 부족 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웠다.
많은 기업은 강한 수요로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보스턴 연은은 현지 가구 소매점이 2월 이후 30%가 넘는 가격 인상을 시행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의 물가 상승에 대해서는 고공행진을 예단하는 기업이 있지만, 12개월 이후에는 완만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이번 베이지북은 10월 8일까지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전미 12개 지역 연은의 경제 동향 보고서를 종합한 것으로, 오는 11월 2~3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초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