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높고, 재건축 막히니…서울 송파구 리모델링 ‘잰걸음’

입력 2021-10-25 17:10수정 2021-10-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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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준 7곳 조합설립인가
정부 규제에 잇단 사업 선회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현대 아파트 전경. (출처=네이버 부동산 홈페이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시장에 리모델링 바람이 거세다. 추진 단지 곳곳이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리모델링에 따른 주거 여건 개선 기대감에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현대아파트는 최근 리모델링 사업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법적 동의율 67%를 확보했다. 이 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연내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잠실현대아파트는 총 336가구 규모로 1990년에 지어져 올해로 준공 31년을 맞이했다. 추진위는 260% 수준을 밑도는 용적률을 370%로 끌어올리고 가구수를 386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강남권 대표 부촌 단지로 꼽히는 아시아선수촌아파트(1356가구)와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이 인근에 있는 데다 9호선 삼전역도 가까운 초역세권 단지여서 리모델링 사업이 완료되면 알짜 단지로 부각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송파구 곳곳 리모델링 훈풍

최근 송파구 곳곳에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사업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송파구청이 파악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만 모두 7곳(8월 기준)이다.

풍납동 강변현대아파트(104가구)가 지난 7월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고, 송파구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큰 가락동 가락쌍용1차(2064가구)는 지난 6월부터 1차 안전진단을 절차를 밟고 있다. 송파동 성지 아파트(298가구)는 오는 12월까지 안전진단을 마무리할 예정이고, 삼전동 삼전현대아파트(120가구)도 안전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서울형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문정동 문정시영아파트(1316가구)와 문정건영아파트(545가구)는 2~3년 내 이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모델링 단지 최초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승인을 받은 오금동 아남아파트(299가구)는 연내 일반분양 물량을 내놓을 예정이다.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이유는 사업성 때문이다. 기존 용적률이 높아 일반분양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경우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을 택한다. 업계에선 기존 용적률이 200%를 넘으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송파구 리모델링 사업 추진 단지 8곳 중 강변현대아파트(198%)를 제외하면 용적률이 모두 200%를 훌쩍 넘는다.

재건축의 경우 준공 연한 30년을 채워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15년이면 사업이 가능하다. 완전 철거가 아니어서 재건축보다 공사 기간도 짧다. 최근 몇 년간 정부의 각종 규제에 막혀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진 것도 리모델링 사업을 활발하게 한 요인이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몸값도 오름세다. 지난해 6월 신고가(7억6000만 원)를 찍은 뒤 거래가 없었던 강변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3㎡형은 최근 조합 설립 이후 호가가 최고 16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8월 15억4000만 원에 손바뀜된 문정건영아파트 전용 84㎡형은 현재 17억~17억5000만 원을 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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