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캄보디아 첫 비대면 대출
현지기업 영업·디지털 서비스 확대
국내 은행권이 글로벌 핵심 진출 지역인 신남방 신흥국 시장에서 ‘위드(With) 코로나’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3년차에 접어든 현재 백신 접종률 상승과 경기 부양의 과제를 안고 있는 신남방 국가들이 걸어잠근 빗장을 풀면서 ‘K-디지털 금융’ 상품 출시도 임박했다.국내 은행들이 변화한 환경에 발맞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현지 맞춤형 K-디지털 금융의 깃발을 꽂을 준비를 마친 것이다.
이투데이는 코로나19로 해외 입출국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를 통해 신남방 국가에 진출한 6대 은행의 주요 법인·지점장과 인터뷰를 진행해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알아봤다. 19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에는 KB국민은행(캄보디아)·신한은행(베트남)·하나은행(필리핀)·우리은행(방글라데시)·농협은행(캄보디아)·기업은행(베트남)이 참여했다.
인터뷰에 참석한 법인·지점장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이후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업의 방향성을 재설정했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이전 현지 교민과 국내 진출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이 영업 기반이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일부 교민들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자 귀국을 택한 것이다.
기업은행 베트남 하노이 지점 박경일 지점장은 “현지 교민을 20만 명으로 봤는데, 지금은 약 30%에 가까운 7만 명정도가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하나은행 필리핀 마닐라 지점 윤태선 지점장도 “교민이 8만 명 정도 됐는데 코로나19 이후에 2만5000명까지 감소했다”고 상황을 전달했다.
신남방 국가의 상황이 이렇자, 현지 진출 은행들은 영업대상을 현지 기업으로 확대하는 한편, 디지털·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노력은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에 돌입하는 내년부터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최초로 리브(Liv)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대면 대출을 실시할 예정이다. KB캄보디아은행 김현종 본부장은 “디지털로 세게 무장해서 캄보디아를 선점해보고 싶어 여러 신상품을 계획하고 준비 중”이라며 “또, 캄보디아 내 국가 프로젝트 사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금융을 확대하기 위해 고객이 방문없이도 플랫폼 제휴 채널이나 쏠(Sol) 모바일 뱅킹으로 직접 신청하면 대출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신한베트남은행 강규원 부법인장은 “내년에는 위드 코로나로 반등하기 위해 오프라인의 정상화는 물론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 각 상품이나 서비스에 디지털 접목해 고객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방글라데시 정부의 위드 코로나에 발맞춰 전통적인 영업을 정상화하는 한편, 스마트폰 대중화 이전 디지털 금융도 선점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방글라데시 다카 지점 김동헌 지점장은 “현지 핀테크 회사와 협업해 영업하려는 것을 고민 중”이라며 “현지 디지털 영업 수준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보니 선제적으로 나서면 영업에 도움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방문 없이도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인터넷뱅크, 스마트금융 등의 서비스를 더욱 확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기존에 구축한 원큐 시스템을 바탕으로 현지 핀테크 업체와 제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며, 농협은행 역시 직접 대면 없이 계좌이체를 통해 이자를 납부하는 등 비대면 방식의 영업을 고민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