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헝다발 금융시장 혼란 잠재우기 나서…“해외 부채 상환하라”

입력 2021-10-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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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발전개혁위·외환관리국, 부동산 개발업체 소집해 지시
전문가 “정부도 헝다 사태의 시장 영향 원치 않아”
쉬자인 헝다 회장에게도 사재 털어 빚 갚을 것 촉구

▲중국 선전에서 헝다그룹 본사 로고가 보인다. 선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영문명 에버그란데) 파산 위기로 촉발된 금융시장 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이후 성명을 통해 기업들이 보유한 해외 채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헝다가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 헝다는 불과 며칠 전 30일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두고 달러 표시 회사채에 대한 8350만 달러(약 977억 원) 상당의 이자를 지급했다.

이전까지 헝다는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는 부담하면서도 해외 채권에 대해선 침묵을 지켰다. 그랬던 헝다의 태도가 바뀐 것과 더불어 이날 발표된 당국의 성명은 중국 정부가 헝다의 시장 여파를 제한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맥쿼리의 래리 후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책 입안자들도 헝다 사태로 인해 역외 채권 시장이 얼어붙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라며 “당국은 국내외 자본이 꾸준한 흐름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쉬자인 헝다 회장에게도 개인 재산을 털어서 빚을 갚을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또 한 소식통은 “중국 지방정부들이 헝다의 은행 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자금이 미완성 주택 프로젝트에 쓰이지 않고 채권자 지급금으로 전용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쉬 회장은 자금 조달을 위해 최근 홍콩 고급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련의 움직임을 토대로 전문가들은 정부가 직접 개입해 헝다 사태를 구제할 가능성은 작게 봤다. 후 이코노미스트는 “현 부채 위기는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너무 많은 위험을 받아 든 결과”라며 “당국은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통해 미완성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중국 부호 순위에 따르면 쉬 회장은 지난해 5위에서 올해 70위로 미끄러졌다. 그의 순자산은 전년 대비 약 70% 감소한 113억 달러로 집계됐다. AFP통신은 “순위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본 사람이 쉬 회장”이라며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투자 심리를 망치고 경제 전반에 두려움을 부채질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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