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가상자산 원화환산액 기준 제정 등 이슈가 가상자산 과세의 걸림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자산 과세 컨설팅을 진행한 정부에서는 ‘4대 거래소 간의 협업이 왜 이렇게 되지 않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국세청은 지난달 26일 4대 거래소와, 25~26일에는 4대 거래소를 제외한 24개 거래소와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번 컨설팅에는 관계부처인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정부와 거래소의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말 4대 거래소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개최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번 컨설팅에서는 가상자산 거래명세서 작성 요령 및 제출방식을 거래소에 안내하고, 전산시스템 구축 관련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4대 거래소의 경우 가상자산 과세 과정에서 과도한 개인·기업정보가 노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직접 가상자산을 통해 얻은 이익을 보고하도록 과세 방향의 가닥이 잡히면서 관련 증빙 자료를 거래소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세자료 수집을 위해 소득세법상 거래소에서 가지고 있는 거래자료에 대해 거래명세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며 “거래자료 명세서 서식에 따라 자료를 제출하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에서는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거래소에서 고객을 특정해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개인정보 문제가 불거지고, 거래소 간 거래 정보에 대해 교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취득원가 정보나 회원에 대한 로 데이터(raw data)를 모두 달라는 건데, 개인정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각 회사마다 VIP로 관리하는 고객이 있고 접근 권한도 다를 텐데 이를 제공하면 기업 운영 방식이 노출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이 외에도 초단타 하는 사람들의 경우 초당 거래가 10개 이상 체결되는데 거래 내역을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차익이 달라진다”며 “비트코인의 원화환산 기준을 어떻게 잡을지 등 산적한 문제가 많은데 어떻게 정리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세청은 거래소에서 상장·상장폐지하는 코인에 대한 관리책을 강구하고 있다. 수시로 거래소를 통해 상황을 파악, 코인에 코드 번호를 부여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겠다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은 FIU에서 신고 수리한 업체가 두 개밖에 없지만, 최종적으로 수리된 사업자의 윤곽이 나오면 관련 내용에 대해 업데이트를 하려고 한다”며 “분기마다 관련 내용에 대해 업데이트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