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카이퍼’ 최소 100억 달러 투입 계획
스페이스X는 이미 미국서 시범 운영
베이조스·머스크, 위성 인터넷 사업 놓고 기싸움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내년 4분기 2기의 실험용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방안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아마존은 앞서 2019년 ‘프로젝트 카이퍼’라는 프로그램에 최소 100억 달러(약 11조7550억 원)를 투입해 총 3236개 위성을 발사해 위성 인터넷 네트워크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첫 삽을 뜨게 됐다.
프로젝트 카이퍼를 감독하는 라지브 바디알 아마존 부사장은 “우리는 위성 인터넷을 테스트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많은 돈을 썼지만, 궁극적인 테스트 장소는 우주에 있다”며 위성 발사 필요성을 설명했다.
위성 인터넷은 우주 공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구 전체에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저비용으로 지연이 적은 통신 서비스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저케이블 등 기존 통신 인프라를 대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마존은 알렉사 스마트 스피커 등 소비자 전자제품을 생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성 인터넷 사업에서도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아마존의 위성 발사 계획 승인은 지난해 이뤄졌다. 당시 FCC는 2026년 중반까지 아마존이 계획한 3236개 위성 중 절반을 발사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현재 로켓업체인 유나이티드런치얼라이언스로부터 수억 달러에 달하는 발사체 9기를 구매한 상태다. 내년 발사될 2기의 실험용 위성은 소형 로켓을 제작하는 스타트업 ABL스페이스시스템스 로켓으로 발사된다.
경쟁사인 스페이스X는 이미 스타링크를 통해 1000기가 넘는 소형 위성을 발사했고, 현재 미국에서 월 99달러에 시험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스페이스X는 FCC로부터 약 1만2000기의 위성 발사 승인도 받았다.
아마존과 스페이스X는 올해 내내 위성 인터넷 사업 경쟁을 놓고 기 싸움을 벌여왔다. 1월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스페이스X가 규제 당국에 비행 궤도를 더 낮출 수 있도록 요청한 사실에 이의를 제기했다. 자칫 아마존 위성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고작 몇 년밖에 쓸 수 없는 아마존의 위성 시스템을 위해 스타링크를 방해하는 것은 대중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조롱했다.
9월엔 아마존이 FCC에 스페이스X의 규정 준수 미비에 대한 항의 서한을 보내 양측이 다시 맞붙기도 했다.
다만 양사의 협력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바디알 부사장은 “아마존은 경쟁사 스페이스X를 포함해 여러 회사와 발사를 논의하고 있다”며 “우리는 고객의 전체 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