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아일랜드캐슬 펀드 소송 또 패소…법원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입력 2021-11-04 05:00수정 2021-11-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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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뉴시스)

NH투자증권이 테마파크 '아일랜드캐슬' 투자 펀드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 패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임기환 부장판사)는 A 씨를 비롯한 개인투자자 17명이 NH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투자자들에게 총 2억74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NH투자증권은 2005년 6월 착공을 앞둔 의정부 테마파크 아일랜드캐슬 착공 이후 발생하는 분양수입과 준공 이후 발생하는 운영수입을 재원으로 수익금을 분배하는 구조의 사모·공모펀드를 판매했다.

A 씨를 비롯한 개인투자자 17명은 2005년 6월 판매된 공모펀드에 투자했다. 해당 펀드는 모집금액 총 650억 원에 투자 기간 3년 6개월, 목표수익률 연 8.2%로 설정됐다.

개발 사업은 당초 예정보다 늦게 건축허가를 받고 착공 시기도 지연돼 2007년 12월에야 분양승인을 얻었지만 분양률이 6.96%에 그쳤다. 분양률이 저조해 2010년 6월 일부 금액을 제외하고 수익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은 펀드 판매 시점인 2005년 6월 개발사업 인허가가 진행중이었음에도 투자설명서에 이미 완료돼 2005년 7월 착공이 가능하다고 단정했다"며 "NH투자증권이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해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NH투자증권은 "2005년 1월 건축심의 2차 의결을 마쳤기 때문에 2005년 6월 건축허가가 날 것이라는 예측은 합리적인 판단이었다"며 "투자설명서에 적힌 해당 내용은 허위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또한 "의정부시가 예정에 없던 호텔 건축을 조건으로 내세워 인허가가 지연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펀드가 2005년 6월 판매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설명서에 있는 '2005년 6월 건축허가'라는 표현은 건축허가가 이미 완료됐다는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NH투자증권이 펀드의 투자위험에 대한 올바른 인식형성을 방해해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의정부시의 요구처럼 예정에 없던 조건의 부가라는 장애가 발생했더라도 NH투자증권에는 독립적인 조사의무가 있다"라며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인허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투자자에게 설명한 것 역시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아일랜드캐슬 개발 사업이 무산된 가장 큰 원인은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등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위축 때문"이라며 NH투자증권의 손해배상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했다.

한편 아일랜드캐슬 사모펀드와 공모펀드에 투자한 다른 투자자들은 각각 지난해 7월과 올해 4월 NH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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