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관련 물가가 치솟으며 주부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유통가에서는 고민 해결을 위해 관련 물량 확보에 나서는 한편 김장키트를 내놓는 등 김장철 시장 선점을 위해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 10㎏, 깐마늘 20㎏ 도매가는 지난 2일 기준 8343원, 15만6833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39%, 14%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쪽파 1㎏당 도매가 역시 같은 기간 7932원으로 36% 비싸졌고, 굵은 소금(5㎏)과 새우젓(1㎏)도 소매가격이 각각 32%, 7% 올랐다.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건 자연 재해, 병해 등으로 재배 면적과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가을 배추 생산량은 총 117만5000톤으로 전년 및 평년 대비 각각 12%, 8% 줄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배추 뿌리와 밑동이 썩는 무름병이 찾아와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인데다 10월 때이른 한파로 인해 강원, 괴산 배추 산지에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재배면적도 1만1893ha로 평년 대비 7.1% 감소했다.
농업관측센터 관계자는 "지난 8월 장마, 지난달 고온으로 강원, 충청지역 전반에 걸쳐 나타난 병해가 증가해 작황이 평년 대비 부진했다"면서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상품 기준으로 10㎏당 7000원으로 평년 대비 10% 가까이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올해 김장철 비용 부담이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유통가는 발빠르게 움직이며 소비자들의 부담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우선 대형마트는 물량 확보로 가격 안정화에 힘쓴다.
롯데마트는 산지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해남산 배추 물량을 사전 확보해 전년 대비 절임배추 사전예약 물량을 125% 늘린다. 또한 국내 무 주요 산지인 고창, 영암 산지의 무 역시 전년대비 물량을 72% 늘려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 중순부터 다양한 김장채소를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온에서도 4일 '김장하기 좋은 날' 행사를 통해 절임배추와 고춧가루, 젓갈, 김장용품 등을 최대 15% 할인 판매하고 이마트는 절임배추 물량을 지난해(1만 박스)의 3.5배에 달하는 3만5000박스 준비해 이날부터 일주일간 사전예약 판매에 돌입한다.
'담채원 알뜰세트'는 천일염을 사용해 절인 배추(5㎏)와 무·양파·고춧가루 등으로 만든 양념소(2㎏)로 구성돼, 간편하게 김장을 담글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판매 가격은 4만5000원으로 주문 3일 이후 원하는 날짜에 매장에 방문해 수령 가능하며, 8일까지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동원F&B의 '더반찬&'도 지난달 말부터 김장키트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산 가을배추에 국내산 소금을 사용한 김장키트로, 3~4인 가구에 적합한 용량이다. 푸드플랫폼 '식탁이있는삶' 역시 ‘2021 김장 기획전’을 내달 9일까지 진행하면서 김장키트 등의 제품을 선보인다. 100% 국산 농산물만을 사용했으며 배송 일자에 맞춰 싱싱한 배추를 절임, 세척, 손질 과정을 거쳐 배송한다. 밀키트처럼 절임배추와 김치양념이 세트로 준비돼 있다. 김치양념만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배추, 소금, 무 등 김장에 사용되는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김장 키트도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일일이 재료를 사다 직접 담그는 경우와 비교해서는 김장키트가 확실히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홈쇼핑도 김장철 소비자 잡기에 나선다. 롯데홈쇼핑은 6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최유라쇼’ 등 대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신형 김치냉장고 단독 세일, 포장김치 등 김장 관련 상품을 집중 편성한 ‘대한민국 김장 대축제’ 특집전을 진행한다.
김덕영 롯데홈쇼핑 리빙부문장은 “올해 이른 추위를 고려해 예년보다 김장 특집을 앞당겨 진행하게 됐으며, 김장 물가 부담감을 덜 수 있는 인기 브랜드의 포장김치,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단독 세일 등 김장 관련 상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