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간 많지 않고 기회 영원하지 않아” 경고
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알레 바게리 카니 이란 외무부 차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과 11월 29일 빈에서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인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U와 미국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협상 자리에는 기존처럼 중국과 프랑스, 독일, 영국, 이란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미국은 참석하지 않고 이란 특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
협상국들은 4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권 시절 파기된 핵 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협상이 시작한 지 두 달 만인 6월 이란이 협상 조건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재개에 난색을 보이면서 협상도 무기한 중단됐다. 당시 이란에서 강경보수 성향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는데, 이로 인해 협상이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런데 지난달 이란이 돌연 IAEA의 핵사찰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협상 재개도 급물살을 탔고, 협상국들은 연내 다시 모일 수 있게 됐다. 이란은 IAEA 사찰관이 자국 핵시설에 영상 녹화 장치를 설치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을 허용했다.
협상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전망은 밝지 않다. 이란의 새 정권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미국은 이란의 태도 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영향이다.
협상 재개 소식에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대표단이 진지함을 보이면 협상은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우린 이 기회의 창이 영원히 열려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협상 재개 소식이 전해진 이날 미국과 이란은 유조선 억류 사태를 놓고 또 한 번 충돌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주 오만 해역에서 미 해군이 유조선을 나포하려던 시도를 우리가 저지했다”며 “미군은 우리가 개입하기 전까지 유조선을 알 수 없는 목적지로 이끌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란 측의 설명은 완전히 거짓이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박을 나포한 건 이란”이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