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이름 속 번민의 역사”... NYT, 사할린 한인 조명

입력 2021-11-1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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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019년 영주귀국한 사할린 한인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올해 영주 귀국을 앞둔 러시아 사할린 동포와 한인사회를 조명했다.

7일(현지시각) NYT는 “사할린 한인 중 일부는 한국어, 일본어, 러시아로 된 세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며 사할린 한인을 다룬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전채련, 타케오 니시오, 타냐라는 이름을 가진 한인이 올해 한국으로 귀국하게 된 사연을 전하며 일제 강제 이주와 세계 대전으로 인한 수난의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국에서 발효된 ‘사할린동포 특별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할린 한인과 그 동반가족의 영주귀국과 정착을 지원하는 내용의 ‘사할린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2020년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 1일부로 시행됐다. 특별법 시행 이전에는 1945년 8월 15일 전까지 사할린에서 태어나거나 사할린으로 이주한 한인과 배우자만 영주귀국이 가능했다.

올해 특별법을 통해 기존 대상자의 8촌 이내 직계비속 1명과 그 배우자도 함께 영주귀국 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올해 사할린동포 특별법 시행에 따라 영주귀국 인원을 350명으로 정하고 3월부터 6월까지 신청을 받았다. 신청 인원은 1071명이 몰려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뉴시스) 10월 5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여한 문재인 대통령

외교부 측은 올해 350명을 우선 선발한 뒤 내년 사업에 반영해 나머지 인원도 영주귀국 하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5일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영주귀국을 원하는 사할린 동포들을 순차적으로 모두 고국으로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NYT는 2만 5000명에 달하는 사할린 한인 중 대부분이 귀국 자격을 얻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가족과 귀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영주귀국 대상의 범위가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이뤄진 1세대 사할린 한인 대거 귀국을 언급했다. 당시 영주귀국자 4000여 명은 대부분 사할린에서 이룬 가정을 뒤로하고 한국으로의 이주를 택했다. NYT에 따르면, 박선옥 사할린 한인협회 회장은 당시 귀국을 결정한 한인들이 헤어지게 된 가족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출국장을 “살아있는 사람들의 합동 장례식”이라고 묘사했다. 당시 사할린 한인 신문에서도 “그들이 죽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그 날의 분위기를 전했다고 알렸다.

사할린은 러시아 극동부에 있는 섬이다. 러일전쟁 이후 잠시 일본 영토로 편입된 당시 일제로부터 강제 징발돼 끌려간 한국인들이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쭉 정착하며 한인 사회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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