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기성용의 부친 기영옥(64·전 광주FC 단장)씨가 아들 모르게 허위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했다고 인정했다.
11일 광주지법 형사6단독 윤봉학 판사는 기씨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에서 기씨 측은 이제껏 부인해오던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앞서 기씨는 지난 2016년 아들 기성용과 함께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농지 등 10여 개 필지를 50여억 원에 사들이며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고 토지 일부의 형질을 불법적으로 변경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기씨는 ‘갓을 재배하겠다’라며 허위로 농업 경영 계획서를 작성하고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마륵공원) 부지 일대 논과 밭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기씨는 첫 재판에서 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토지를 매입했고, 기성용으로부터 포괄적 위임을 받았다며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 기씨는 사문서위조와 행사 혐의를 인정했다. 영농 의사 없이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 증명서를 발급받아 아들의 명의로 땅을 샀다고 시인했다. 다만 사문서위조 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며 양형 고려를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기씨 측 증언에 대한 신문과 검사의 구형이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증인이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아 재판은 연기됐다. 결심 공판은 오는 12월 16일 진행된다.
한편 경찰은 해당 혐의에 대해 기성용 역시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불송치 결정했다. 당시 기성용은 “아버지가 축구센터를 건립하겠다고 해 돈만 보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