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에 독극물을 넣어 직장 동료를 숨지게 한 일명 ‘생수병 사건’이 사망한 피의자 강씨(35)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났다.
16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입건된 강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는 남녀 직원 2명이 사무실 책상에 놓인 생수병의 물을 마셨다가 차례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여직원은 퇴원했으나 남직원은 결국 사망했다.
사건이 벌어진 날 팀에 있던 강씨가 무단결근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경찰이 집을 찾았으나 강씨 역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 특히 사건이 벌어지기 일주일 전인 같은 달 10일 사망한 강 씨의 룸메이트이자 같은 회사 직원 1명도 사무실에서 음료를 마시고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휴대폰, 태블릿 동신 내용과 주변인 탐문 결과 공범의 정황은 전혀 없었다”라며 “불특정 다수를 노린 건 아니었고, 정확히 세 사람을 특정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씨는 사망한 남직원이 자신을 지방으로 발령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라며 “룸메이트이자 같은 팀 상급자였던 직원이 자신의 인사 발령을 막아주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또한 독극물을 마시고 회복한 여직원에 대해서도 평소 업무상의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에게 과중한 업무를 주고 과하게 부려먹는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강씨의 책상에서 발견된 메모에 해당 직원을 원망하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피해자들이 마신 생수병에서 독극물이 발견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사건 발생 후 한참 지나서야 경찰 신고가 이루어졌고, 생수병 수거가 8시간이 지난 뒤에야 됐기 때문에 바꿔치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사건이 벌어지기 한 달 전인 9월 초 휴대전화로 독극물 관련 검색을 했고, 연구용 시약 전문 쇼핑몰에서 회사와 계약 관계에 있던 업체 명의를 도용해 독극물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면서 살인·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됐지만, 강씨가 사망함에 따라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