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웰니스 사업 광폭행보…헬스케어 법인 ‘CJ 웰케어' 설립

입력 2021-11-23 10:39수정 2021-11-2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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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 (CJ제일제당)

이재현 CJ 회장의 K바이오 완성을 위한 퍼즐이 또 하나 공개됐다.

CJ제일제당은 건강사업부를 떼어내 헬스케어 전문기업 'CJ Wellcare(웰케어)'를 세운다고 23일 밝혔다. 기존 건강사업 CIC를 100%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할해 세우는 기업으로 ‘CJ 웰케어’가 신규 법인명이다. 분할 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프리미엄 식물성 유산균 시장을 선도해 개개인 니즈를 정조준한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CJ 웰케어는 식물성 프리미엄 유산균 시장을 선도해 관련 스페셜티 제품을 확대하면서 중ㆍ장기적으로는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17년 5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6조 1000억 원, 올해는 6조 3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도가 유망하다. 이로써 CJ는 4대 성장 엔진 중 하나인 '웰니스(Wellness)' 사업을 강화하고, 2025년까지 업계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헬스케업 전문기업 'CJ웰케어', 맞춤형 건기식 '정조준'

CJ 웰케어가 목표로 삼은 핵심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유산균에 중점을 둔 바이오 브랜드의 대형화 △기능성 원재료 발굴을 통한 건강식품 라인업 확대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 선점이다. 유산균과 스페셜티 제품의 선택과 집중으로 시장 진화를 주도하고 나아가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CJ가 '선택과 집중' 첫번째 리스트에 유산균을 올린 것은 국내 관련 시장이 급속히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전년(7415억 원)보다 19.4% 몸집을 불린 8856억 원 규모로 올해 1조 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J는 앞서 인수한 마이크로바이옴 업체 등의 균주개발 역량을 유산균 사업에 투입한다는 설명이다. CJ가 이미 보유 중인 자체 유산균 브랜드 ‘BYO유산균’을 키워 바이오브랜드를 대형화시키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기능성 원재료를 발굴해 관련 스페셜티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다채롭게 만드는 게 두 번째 목표다. 기존 브랜드에 집중하면서도 새로운 기능성 카테고리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강 R&D 센터를 별도로 두고 빅데이터 분석 및 연구 리서치 기능 등을 강화한다.

‘개인맞춤형 건기식 시장’내 탑티어 기업도 꾀한다. 이미 유전자 분석 데이터를 갖고 있는 EDGC, 케어위드와 협업을 강화해 생애 주기별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개발하고 있다. 7월 인수한 생명과학 전문기업 천랩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맞춤형 유산균 솔루션도 개발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일찌감치 케어위드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플랫폼 '필리'에서 정기배송 서비스와 영양제 '리턴업 발효효소'를 선보이는 등 관련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7월부터는 신한라이프와 손잡고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장승훈 CJ 웰케어 상무는 “지난 20년간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왔다면, 앞으로의 20년은 시장의 혁신과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CJ의 건강사업 노하우와 R&D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형 제품을 지속 선보이고 소비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웰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규제 심한 '맞춤형' 건기식 시장…남은 과제는?

CJ가 건강사업에 눈독을 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 ‘CJ 뉴트라’라는 브랜드를 시작으로 이후 ‘히비스커스’, ‘히알루론산’, ‘쏘팔메토’ 등 기능성 소재들을 선보였다. 다이어트(팻다운), 눈건강(아이시안), 피부보습(이너비), 남성 시니어건강(전립소) 등은 모두 CJ제일제당이 창출한 기능성 시장이다. 특히 유산균의 경우 7년여의 연구 끝에 2013년 업계 최초로 국내 개발 균주(CJLP133)를 식약처로부터 개별인정을 받고 ‘기능성 유산균 시장’을 개척했다.

이번 CJ 웰케어 역시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발표한 '미래핵심 ‘4대 성장 엔진’ 중 하나인 웰니스(Wellness) 강화와도 일맥상통한다. 최근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바타비아’)를 사들이며 CDMO 시장에 진출한 것도 이와 관련된 행보다. CDMO란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의 위탁을 받아 원료의약품,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웰니스의 핵심으로 꼽힌다.

다만, 맞춤형 건기식 사업에서 작동중인 규제가 남은 과제로 꼽힌다. 현행법상 건강기능식품을 나눠서 파는 '소분 판매'는 금지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부처가 관련 사업을 규제 샌드박스로 설정해 실증 특례를 부여하긴 했지만, 기간이 한정돼있는 만큼 사실상 규제의 전면 해제는 아니다. 다만 회사 측은 그동안 규제가 조금씩 풀려왔던 만큼 향후 더욱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관련 규제가 풀리고 있는 추세인 데다 EDGC와 협업 등을 통해 관련 브랜드를 키워왔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커져 있고 오히려 국내 시장이 늦은 편"이라면서 "소분 규제완화를 전제로 내년 안에 자체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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