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외식업 패러다임 전환...외식과 프리미엄 밀키트 합친 RMR, '퍼플오션'으로 떠올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외식업 패러다임도 바꾸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급속히 늘어난 배달 시장이 위드코로나 이후 다소 위축되는 대신 외식과 집밥을 합친 레스토랑 간편식(RMR)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외식업과 집밥 시장을 차지해온 온오프라인 유통사의 융합을 통해 RMR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28일 시장조사 전문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017억 원에 그쳤던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82억 원으로 85% 가까이 급성장한 데 이어 올해 2587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앞으로도 2024년까지 4681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5년만에 4.6배 가량 몸집을 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은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내년에 떠오를 외식 트렌드 22개 키워드를 정리했는데 3대 키워드(퍼플오션 다이닝, 취향 공유, 속자생존 24시) 중 퍼플오션 다이닝의 대표 사례로 RMR이 꼽혔다. 퍼플오션이란 레드오션(경쟁시장)과 블루오션(미개척시장)을 혼합한 것으로, 유명 맛집 등 식당이 유통업체 등과 협업해 간편식 제품으로 출시한 RMR이 기존 가정간편식(HMR)과 경쟁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란 설명이다.
편의점 GS25는 이달초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금돼지식당'과 손잡고 RMR 도시락을 선보였다.
'금돼지식당'은 2016년부터 서울 신당동 길가에 자리잡은 돼지고기 전문점으로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RMR에 관심이 높아져 △금돼지불백도시락 △금돼지목살구이주먹밥 △금돼지통목살샌드위치 △금돼지껍데기 등 4종의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40년 전통의 갈비 맛집인 ‘송추가마골’과 공동개발한 ‘요리하다X송추가마골 LA꽃갈비(600g)’를 9월 출시했다. 송추가마골은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한식당, 한국 관광공사가 선정한 외래관광객 전문음식점 등으로 뽑힌 40년 역사의 갈비 명가이다.
LF푸드의 라멘&돈부리 전문점 ‘하코야’는 커리 소스 ‘하코야 커리’를 단독 제품으로 출시했다. ‘하코야 커리’는 ‘돈카츠&커리’와 ‘코로케&커리’ 등 기존 하코야 간편식 제품에 동봉된 커리 소스로 레토르트 공정을 통해 실온에서 최대 12개월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늘어나는 간편식 수요에 따라 고객의 출시 요청이 늘어 제품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밀키트와 RMR의 중간단계인 '레디밀' 제조회사인 테이스티나인은 아예 미쉐린 2스타 권우중 오너 셰프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권우중 셰프는 CJ푸드빌 한식 총괄 셰프 및 이태원 이스트빌리지 오너 셰프를 역임했으며 마드리드퓨전 한국 대표 셰프, 청와대 국빈행사 자문역을 맡고 있다. 회사 측은 권 셰프 영입을 통해 레디밀에 음식에 대한 철학을 브랜드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