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CEO발 급격한 안전선호에도 무풍지대
코스피 연중 최저, 2% 중반대 폭락 9개월래 최대 낙폭
오미크론 변수에 변동성 커질 듯..이번주 1183~1195원 등락할 듯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만에 1190원을 밑돌았다. 남아공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보단 월말 네고(달러매도)가 영향을 줬다. 장초반엔 오미크론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과도했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반면, 오후장 무렵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가 “기존 백신은 오미크론에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자본시장이 안전자산선호로 급변했다. 미국 선물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국내 주식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2900선이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하루 낙폭도 2.5%에 달해 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외환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아 무풍지대와 같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오미크론이 화두가 될 것으로 봤다. 변동성지표인 빅스(VIX) 지수가 상승하고 있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주 원·달러는 1183원에서 1195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1원(0.43%) 떨어진 1187.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4일(1186.5원, 종가기준) 이후 최저치다. 장중엔 1186.0원까지 떨어져 역시 24일 장중 기록한 1185.8원 이래 가장 낮았다.
1191.7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변동폭은 5.7원이었다.
역외환율은 8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91.3/1191.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9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오미크론 위험도가 과도했다는 인식에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다만, 모더나 CEO 발언에 금융시장이 급격한 리스크오프로 출렁였지만, 원·달러는 수급상 월말 네고가 우위였던 것이 영향을 줬다. 다만 1186원부터는 결제수요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번주 금요일 미국 비농업고용지표도 주목해야겠지만 역시 화두는 오미크론이다. 미국 빅스(VIX) 지수가 계속 오르는 모습이라 향후 변동성이 커지는 장이 계속될 것 같다”며 “특별한 뉴스가 나와야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원·달러는 1185원에서 1195원 사이를 오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원·달러가 장초반 1190원을 넘어가면서 네고물량이 많았다. 수출업체 물량도 있었지만 월말 네고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빠지면서 원·달러도 올랐어야 하는데 월말 네고 효과로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며 “모더나 CEO 발언 이후 장중 1189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상단 대기물량에 낙폭축소가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더나 CEO 발언 이후 미국 선물이 빠지고, 코스피도 낙폭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당분간 오미크론 향배를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이번주 원·달러는 1183원에서 1195원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48엔(0.42%) 떨어진 113.05엔을, 유로·달러는 0.0025달러(0.22%) 오른 1.1317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89위안(0.13%) 하락한 6.3759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0.31포인트(2.42%) 폭락한 2839.0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29일(2820.51, 종가기준) 이후 11개월만에 최저치다. 또, 2월26일 86.74포인트(-2.80%)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394억49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