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3대 1 경쟁률…부산 최고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 13.16%
부산 아파트 매매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지만, 청약시장은 여전히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엔 올해 부산 청약시장 최고 평균 경쟁률이 갱신되기도 했다. 집값 고점 인식 확산과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 이어 최근엔 역대급 종합부동산세 여파로 갈 길을 잃은 매매 수요가 청약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는 모양새다.
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부산 남구 대연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대연 센트럴’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총 7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749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27.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부산 분양단지 중 가장 높은 평균 경쟁률이다. 직전 부산 최고 평균 경쟁률은 207.35대 1로, 7월 부산 북구 덕천동 일대에 공급된 ‘한화포레나 부산덕천 2차’에서 나왔다. 힐스테이트 대연 센트럴의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B형에서 2가구 모집에 3391건이 몰리면서 1695.5대 1에 달했다.
부산 강서구 강동동 ‘부산에코델타 7BL 호반써밋’도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달 진행된 청약에서 전체 225가구 모집에 1만2728명이 청약통장을 던지면서 평균 경쟁률 56.56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84㎡C형에서 34가구 모집에 2235명이 몰리며 65.74대 1에 달했다.
부산의 이러한 청약 불장(불같이 뜨거운 상승장)의 원인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아파트값뿐만 아니라 계속된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위축된 매매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청약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부산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13.16%로, 17개 광역시·도 중 5번째로 높다.
실제로 힐스테이트 대연 센트럴의 경우 전용 59㎡ 기준 분양가격은 4억3810만~5억287만 원으로 책정됐다. 인근에 있는 ‘대연 롯데캐슬레전드’ 아파트 전용 59㎡가 지난 8월 6억5000만 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해보면 1억4713만~2억1190만 원가량 저렴한 셈이다. 수요자들이 아파트를 사들이기보다는 청약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대연동 L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집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 대출 규제나 세금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집을 팔 수도 살 수도 없는 상황이라 거래가 뚝 끊겼다”며 “그래서 수요자들이 더 청약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