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 우회상장 금지 계획…미국 IPO 사실상 차단하나

입력 2021-12-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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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IT기업 사용 변동지분실체(VIE) 금지 나서
개인정보 수집하며 세력 넓히는 기업들 제재 목적
홍콩증시서는 허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6월 30일 트레이더 뒤로 디디추싱 로고가 보인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그룹홀딩과 디디추싱 등 많은 자국 IT 기업들이 썼던 변동지분실체(VIE)를 통한 해외증시 우회 상장을 금지할 계획이다.

1일(현지시간) 포브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자국 기업들이 오랜 기간 활용해온 허점을 중국 당국이 차단함으로써 해외 우회 상장을 막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금지 조치는 당국이 현재 마련 중인 기업 해외 상장 규정 초안에 담겨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최종 확정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다만 VIE를 통해 홍콩증시에서 기업공개(IPO)하는 것은 당국 승인을 거쳐 허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중국 IT 기업들이 선호했던 미국증시 상장을 사실상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VIE는 그간 중국 IT 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하기 위해 자주 활용하던 방식으로,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디디추싱 등도 이 방법으로 뉴욕에 상장했다. 이들은 과거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케이맨제도 같은 조세 회피처에 법인을 세워 우회 상장했다. 우회 상장하면 중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활동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반면 중국 규제 당국은 IT 기업들이 중국인들의 막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이들을 견제해 왔다. 특히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당국의 허락 없이 뉴욕증시에 입성한 후 줄곧 IT 기업의 해외 활동 감시를 강화했다. 7월부터는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하는 기업이 해외 상장할 때 정부 승인을 필수로 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우회 상장 금지는 미국 정책과도 얽혀있다.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 정보의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며 앞으로 뉴욕증시 상장을 노리는 중국 기업이 VIE를 활용할 경우 추가 정보를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 기업 정보를 더 공개해야 한다는 점은 중국 정부도 부담일 수 있는 부분이다. 당시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일반 투자자들은 자신이 중국에 기반을 둔 사업체가 아닌 역외 페이퍼컴퍼니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VIE는 불안정한 법적 지위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평생 걱정거리였다”면서도 “VIE를 활용한 상장 금지는 지난 10년간 300개 가까운 중국 기업이 약 820억 달러(약 97조 원)를 조달하도록 도운 월가 은행의 수익성 높은 사업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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