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뒤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 목사 부부의 신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확진자에 대한 신상털이와 마녀사냥이 오히려 이들의 역학조사 협조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한다.
6일 인천의 한 온라인 카페에 따르면 최근 '목사 부부 결국 신상 다 털렸네요'라는 글이 올랐다. 그들의 소속 교회와 담임 목사, 부부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이름까지 언급돼 있다.
댓글에는 "이 부부가 역학조사 때 거짓 진술을 한 바람에 지역에 오미크론 'n차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들의 신상 정보 확인 방법을 묻는 댓글도 여럿 달렸고, "신상이 털려도 할 말 없다"라거나 "자업자득"이라며 신상 공개를 옹호하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지적을 넘어 사이버 폭력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 초기 ‘3번 확진자’와 ‘이태원 확진자’ 등 감염자에 대해서도 신상털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라인 활동 시간이 늘어나고, 외부 활동 제한에 대한 화풀이 대상을 찾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주요 확진자들의 역학조사 협조에 난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미크론 확진자 부부도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입국 후 방역택시를 탔다’는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태원 단체감염 때도 성적지향성에 대한 오해와 공개, 비난에 대한 우려로 일부 확진자들이 역학조사 협조나 확진 여부 진단을 주저한 바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필요 이상으로 개인신상정보 등이 노출돼 불필요한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게 하는 경우 오히려 적시에 유증상자가 신고하거나 접촉자들이 역학조사에 협조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