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으로 병상이 부족해지자 호텔을 치료센터로 활용하고, 로봇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8일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같은 일본 도쿄의 코로나19 치료 현황을 소개했다. 도쿄역 근처에 있는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 이스트 타워는 숙박시설 대신 코로나19 치료센터로 이용되고 있다. 환자가 로비에 들어서면 소프트뱅크가 만든 인간형 로봇 ‘페퍼(Pepper)’가 안내 인사와 이용 시설을 소개한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격리시설로 호텔 이용을 도모하고 있다. 환자들은 호텔에 머무는 동안 치료와 동시에 임상시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한 환자는 가족들이 사는 센다이시 북부 도시를 벗어나지 않고, 근처 호텔에서 8일간 머물렀다. 특별한 이상 증세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들에게 병을 옮기고 싶지 않았다”며 “체류부터 식사까지 모두 무료였고, 중병도 아니어서 하루 종일 방 안에 있는 게 힘들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쇠락하자 빈 호텔이 치료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통상 숙박시설은 손님을 보호하기 위해 코로나19 환자를 받지 않지만, 거꾸로 격리에 적합한 시설을 낭비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일부 병원에서는 전염병 치료 시설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자를 거부하는 일도 빈번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아파그룹, 토큐인, BWH 호텔그룹 등 비즈니스 호텔로부터 약 6만 개의 침대를 구입해 해결책을 모색했다. 실제 도쿄에서만 7만 명 이상이 격리를 위해 호텔에 묵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측도 일본 의료시스템에 힘을 보탠 게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과정은 이렇다. 환자가 양성 반응을 보이면 지역 보건소에서 병원, 호텔 등 격리 시설을 찾아 환자들을 보낸다. 일본 내 바이러스가 퍼졌을 때도 지역사회 기관이 환자들을 관리했다.
시부야 겐지 도쿄정책연구재단 역학 조사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이면 바로 치료 관심 대상이 된다”며 “일본에서는 환자가 병원에 갈 때까지 보건소 직원들이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에 병상을 확보하지 못하는 건, 정치적 실패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 정부자문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매일 2만5000명이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가운데 약 250명의 환자가 집에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