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원인 멕 휘트먼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를 케냐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휘트먼은 프록터앤드갬블(P&G)과 베인앤드컴퍼니, 월트디즈니를 거쳐, 1998년 이베이 CEO에 올랐다. 초기 단계였던 이베이를 가장 성공한 테크기업 중 하나로 키워낸 인물로 꼽힌다. 공화당원이었던 휘트먼은 2010년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뛰어들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경험이 있다. 이후 2011년 HP의 CEO에 올라 2018년 2월 자리에서 물러났고, 지난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퀴비홀딩스에 잠시 몸담았다.
휘트먼은 공화당원이지만 줄곧 민주당 인사들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휘트먼은 지난해 대선 레이스에서 "근로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우리 경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바이든을 지지했고, 이보다 앞서 2016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케냐는 미국의 오랜 동맹국 중 하나다. 미국은 케냐를 에티오피아 내전을 비롯한 아프리카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를 종식하기 위한 핵심 동맹국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공화당원을 대사직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던 제프 플레이크 전 상원의원(애리조나)을 터키 주재 미국 대사에,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미국 대표로 지명했다. 두 사람 모두 10월 상원 인준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