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법원 "코로나 확진자 임용시험 응시제한 국가가 배상해야" 첫 판단

입력 2021-12-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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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으로 교사 임용시험을 치르지 못한 수험생 측 현지원 변호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코로나 확진자 임용고시 박탈'과 관련한 대한민국 상대 손해배상 소송 승소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교원 임용시험 응시를 제한받은 수험생에게 국가가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김지숙 부장판사)는 9일 임용시험 수험생 44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1인당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번 소송 총 규모는 6억6000만 원이다.

재판부는 "코로나19로 임용시험 응시를 제한한 것은 교원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임용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장된 공직 취임의 기회를 제한해 공무담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공무담임권은 법률에 의해 제한돼야 하지만 해당 임용시험 응시 제한 공고는 법적 근거를 규정하고 있지 않아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법률유보원칙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과하는 사항은 반드시 국회의 의결을 거친 법률로써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어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이 근거라고 하지만 해당 법은 활동범위를 제한하는 강제처분일 뿐 임용시험의 응시제한을 당연히 수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시행한 수학능력시험(수능)·변호사 시험 등은 코로나19 확진자에게도 격리된 장소에서 응시의 기회를 제공했다"며 "이번 임용시험 응시 제한은 평등의 원칙 역시 위배했다"고 봤다.

반면 공고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는 응시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미리 알렸다는 점을 들어 신뢰보호원칙은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시험이 차지하는 현실적인 중요성과 이들의 정신적 고통·경제적 손실을 고려해야한다"며 위자료 산정 근거를 밝혔다.

교육부는 작년 하반기 초·중등 1차 임용시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응시를 제한했다. 수험생들은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이유로 응시를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며 올해 1월 1인당 15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수험생들은 교육 당국이 확진자가 1차 임용시험을 보지 못하게 한 것은 법에 명시된 조치를 넘어서 위법하며 수능 등 다른 시험과 비교해 볼 때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수험생 측은 지난 1월 소송 제기 당시 "단순히 교육부 장관의 통지만으로 응시 제한 조치를 한 것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반하며 근거 법률이 없어 위법하다"며 "변호사시험의 경우도 헌법소원 가처분이 받아들여져 확진자 응시가 허용됐던 것을 보면 임용시험의 경우도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헌법재판소가 올해 1월 4일 확진자도 변호사시험을 응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자 같은 달 13일부터 시작된 2차 임용시험에서 확진자 응시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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