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오름폭이 점차 줄고 있다. 내년 1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기 시행이 가까워지자 가격 저항감과 대출 이자 부담 등으로 관망세가 뚜렷해진 탓이다.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만 거래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아파트 거래량도 줄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972건으로 전년 동기 6365건과 비교하면 15% 수준이다.
10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6% 올랐다. △11월 19일 0.09% △26일 0.08% △12월 3일 0.07% △10일 0.06% 등 3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일반 아파트와 재건축이 각각 0.05%, 0.11%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비강남권 위주로 올랐다. 재건축 시장은 정비사업 기대감에 강남구 노후 아파트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 보면 강서구가 지난주 대비 0.21% 오르면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강서구에 이어 △금천구 0.19% △강남구 0.16% △강북구 0.14% △구로구 0.12% △동대문구 0.07% 순으로 높았다. 강서구는 가양동 '강서한강자이'·'강변'·'가양6단지' 등이 1000만~5000만 원 올랐다. 강남구는 대치동 '은마'·'선경1·2차', 일원동 '상록수' 아파트 등이 2500만~5000만 원 올랐다.
경기·인천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3% 올랐다.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곽지역이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지역별로 보면 이천시가 0.12% 오르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천시에 이어 △김포시 0.09% △의정부시 0.09% △파주시 0.08% △오산시 0.08% △용인시 0.07% △성남시 0.05% 순이었다. 이천시는 증포동 '센트럴푸르지오', 갈산동 '이천 갈산 화성파크드림', 안흥동 '이천 롯데캐슬 골드스카이' 등이 250만~2500만 원 올랐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대비 0.06%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금천구가 0.20% 오르면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금천구에 이어 △종로구 0.20% △강남구 0.17% △강서구 0.13% △구로구 0.12% △강북구 0.09% 순으로 높았다. 금천구는 시흥동 '신현대', 독산동 '진도3차'·'한신' 아파트 등이 1000만~2000만 원 올랐다. 종로구는 홍파동 '경희궁자이 2단지'가 1000만~1500만 원 올랐다.
경기·인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대비 0.04% 올랐다. 경기권을 중심으로 4분기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안정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이천시 0.11% △용인시 0.09% △하남시 0.09% △김포시 0.07% △화성시 0.07% △인천 0.06%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이후 주택 시장에서 거래가 사실상 실종된 분위기"라며 "매물이 쌓이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적 이슈까지 섞이며 수요층 관망세는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입주 감소, 정비사업 활성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 신도시 개발 이슈, 세금 및 대출 완화 등 특정 이슈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