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국 가입 신청에 속도
“일본과의 어려운 관계가 장애물”
권칠승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CPTPP 가입 신청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CPTPP 가입을 위한 정부 회의에서 내부적으론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정은 늦춰질 수 있지만, 전반적인 방향은 정해졌다”고 덧붙였다.
CPTPP는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미국이 버락 오바마 정권 시절 조성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후속 개념이다. 애초 늘어나는 중국의 경제·정치적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지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이 TPP에서 탈퇴하면서 일본과 호주 등 11개국이 지금의 CPTPP를 출범했다.
한국은 그동안 중국과의 관계 손상을 우려해 CPTPP 가입을 주저했다. 하지만 9월 미국과 영국, 호주가 새로운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발표하고 하루 만에 중국이 CPTPP 가입을 신청하면서 자칫 한국의 CPTPP 가입이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을 화나게 할 것이라는 공포가 완화했다고 FT는 설명했다.
권 장관도 “정부 내에서 CPTPP 합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농어업계와 중소·중견기업들이 해외 경쟁 심화를 우려해 CPTPP 가입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실제 가입이 언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아직 신청서 제출 시기에 관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FT에 “정부가 시장의 추가 개방에 따른 리스크를 꺼리는 데다 대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절차가 지연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사안의 긴급성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FT는 일본과의 어려운 관계는 잠재적인 장애물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은 2019년 반도체 부품 수출을 놓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맞붙는 등 여러 차례 분쟁을 겪었다. 일본 측 관계자는 “한국의 CPTPP 가입 신청을 놓고 일본 내에서 엇갈린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 정부는 중국 주도로 아시아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도 함께할 예정이다. 이달 초 비준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규칙에 따라 동의안은 통과 60일 후인 내년 2월 초 발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