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발 스토브리그가 달아올랐다.
연말을 맞아 편의점 업계가 점주들과 상생안 협의에 돌입한 가운데 상생안 세부안에 따라 점주들이 대규모로 간판을 바꿔달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마트24가 미니스톱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순위 쟁탈전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각 편의점 운영사들은 점주 단체들과 상생안 협의에 돌입하며 계약 만료를 앞둔 점주들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상생안을 내놓은 곳은 GS25다. GS25는 지난 1일 가맹 경영주 협의회 회장단과 오진석 GS리테일 부사장 등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비전공유회’ 자리에서 새로운 ‘2022년 가맹점 상생 지원안’을 발표했다. 상생 지원안의 금액은 올해 GS25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지원한 1500억 원보다 300억 원 늘어난 1800억 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에 추가된 상생 지원 내용은 △일상 회복 상생 지원금 일괄 지급 △사기 보상 피해 보험 본부 지원 △10년차 장기 운영 지원 혜택 △재계약 지원금 인상 △프레시푸드 활성화 판촉 지원 확대 △뉴 콘셉트 점포 투자 강화 등이다.
일상 회복 상생 지원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지원금의 성격으로 전국 모든 GS25를 대상으로 가맹 본부가 이달 8일에 20만 원씩 일괄 지급한다.
오진석 GS리테일 부사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어 온 GS25 가맹 경영주들을 위해 지급되는 일상 회복 상생 지원금은 업계 최초의 자율적 상생 지원 사례”라며 “2017년부터 자율적으로 경영주들과 상생안을 협의하고 비전을 공유해 온 GS25가 프랜차이즈 업계의 모범적 역할을 하며 ESG 경영 강화 활동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들 역시 상생안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24는 이르면 다음주 중 상생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략적인 사항은 협의를 마친 것으로 해석된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다른 업체들과 달리 상생안 적용시점이 2월인 만큼 1월은 되야 구체적인 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상생안을 현재 협의중으로 이르면 이달 중 상생안이 나올 것”이라며 “단일 조직과 협의하는 것이 아닌 만큼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여느 해보다 가맹 계약이 만료되는 편의점이 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오는 데다 업계 4위 미니스톱 인수전에 업계 5위인 이마트24가 뛰어든 만큼 재계약 점포를 뺏고 뺏기는 쟁탈전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5만 개에 이르는 국내 편의점 가운데 내년 가맹 계약이 만료되는 편의점은 전체의 10% 수준인 6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보면 CU가 1804개로 가장 많고, GS25가 1740개, 세븐일레븐이 1251개, 이마트24(이마트위드미) 875개, 미니스톱이 335개 등으로 총 6005개에 달한다.
때문에 가장 빨리 상생안을 내놓은 GS25만 하더라도 지난 해에 이어 가장 큰 규모의 상생안을 제시했다. 다른 업체들도 점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여느 해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이마트24가 최근 진행된 미니스톱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 역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입찰에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 넵스톤홀딩스, 유니슨캐피탈 등 사모펀드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편의점 업계에선 이마트24가 유일하다.
이마트24가 이번 입찰에 뛰어든 것은 그동안 추진해 온 공격적인 확장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해 말 기준 CU와 GS25가 각각 1만5000여 개 점포로 1위를 다투고 있고, 세븐일레븐은 1만501개, 이마트24는 5169개, 미니스톱은 2603개 등이다. 만약 이마트24가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점포 수에서는 여전히 뒤지지만 향후 대결 구도를 바꿀 여지가 생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산업의 규모의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업체들은 점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사이에만 가맹계약이 끝나는 편의점이 20%에 달하는 만큼 편의점 업체들은 점주들을 뺏기 않기 위한 경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