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백신 관련 교육부 주최 간담회서 밝혀
감염병 전문가들이 내년 2월부터 도입되는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시기와 적용 시설 등을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교수, 정재훈 가천대 교수, 최은화 서울대 교수는 13일 교육부가 주최한 ‘청소년 백신 관련 감염병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청소년 백신 접종의 중요성과 방역패스 정책의 보완점을 강조했다. 학원 등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위험이 덜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접종에 반대하는 학부모·학생들의 반발이 큰 만큼 효과적으로 접종률을 끌어올리고 방역패스의 연착륙을 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최 교수는 “정부가 방역패스 정책을 강력히 시행해 소아·청소년 접종률이 조금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접종을 반대하는 학생·학부모의 반발도 더 커졌다”며 “학원, 독서실 등을 방역패스 필수 시설로 적용해야 하는지 다시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역패스를 확대할 때 접종 필요성과 관련해 개인의 이득과 국가의 이득이 동일하게 높아지지 않는 것이 학생·학부모”라며 “국가는 팬데믹 위기에서 그렇게 (방역패스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보다 더 (학부모를) 설득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청소년 방역패스) 제도의 기본 원칙 등은 살려야 하겠지만 적용 과정에서 반발이 심하다면 조금 연기나 조정은 어느 정도 있어도 될 듯 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대로면 전체 청소년의 40%까지는 감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데이터로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감염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청소년 접종패스는 분명히 접종률을 올리려는 목적이 있어 다른 정책 대안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는 학생들의 예방접종을 독려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소아 중증환자 비율과 전체 감염자가 늘어나다보니 기저질환이 있는 아이들 사망도 보고되고 있다”며 “학생·학부모의 반발이 너무 심하다면 조정할 수 있겠지만 소아ㆍ청소년 백신 접종 취지에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2월1일부터 12~18세 청소년도 방역패스를 적용할 방침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지역 여건에 따라 15일부터 24일까지 집중적으로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청소년 방역패스 제도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계부처, 교육현장, 전문가 등 각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보완하거나 추가 지원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