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붉은 깃발에 무릎 꿇은 무한돌파 삼국지…“돈 버는 게임을 허하라”

입력 2021-12-13 17:08수정 2021-12-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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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의 등급분류 결정취소 예정 통보 관련 공지. (출처=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공식 카페 캡처)

국내 첫 P2E(Play to Earn) 게임인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가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붉은 깃발(산업 활동에 발목을 잡는 현장 규제) 때문이다.

당국은 게임 정보는 물론 코인의 수요ㆍ공급까지 회사가 통제하기 때문에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게임 시장의 중심축이 P2E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사행성을 이유로 사업을 가로막는 건 시대착오적 규제라고 지적한다.

국내 첫 P2E, 결국 퇴출 수순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의 제작 및 배급사인 나트리스(NATRIS)는 지난 12일 오후 공식 카페를 통해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에 대한 등급분류 결정취소 예정을 통보받았다”라며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 결정취소 사유에 대해 소명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등급분류가 취소될 경우 이 게임은 구글플레이, iOS 등 앱 마켓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임무 또는 퀘스트를 완료하면 ‘무돌코인’을 준다. 지급된 코인은 클레이튼 암호화폐로 전환, 클레이튼을 취급하는 코인원 등에서 실제로 현금화가 가능하다. 이에 수천 명 수준이던 이용자 수가 수십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 9일 패치 이전까지는 하루에 100무돌코인을 얻을 수 있었는데, 당시 100무돌은 약 4000원으로 현금화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위의 등급분류 결정취소 소식이 알려지며 해당 게임 관련 암호화폐의 가치는 폭락했다. 한때 5만 원에 달했던 클레이메타는 13일 현재 절반 수준인 2만4154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50원을 넘었던 무돌코인도 2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진제공=위메이드)

‘돈 버는’ 게임, 한국에서만 불법…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 게임은 불법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에 따르면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규철 게임위원장 역시 지난달 20일 지스타 현장에서 열린 메타버스 관련 토론회 현장에서 “NFT 등 환전 요소가 없는 게임은 현행 기준으로도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게임 내에서 환전 요소를 없애야만 등급을 받고 정상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PE2 게임은 이미 세계적으로 대세다. 위메이드가 제작한 ‘미르4’는 게임 내 재화인 흑철을 드레이코 토큰으로 전환하고, 이를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위믹스’로 바꿀 수 있다.

미르4는 이러한 P2E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 세계 170여 개 국에서 동시접속자 수 100만 명을 넘기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게임을 통해 월 40만~45만 원 수준의 수입을 얻을 수 있어 중남미·동남아 등 국가에서는 미르4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베트남 스타트업 기업인 스카이마비스의 ‘엑시인피니티’는 게임 내 몬스터를 구입해 던전을 돌고, 다른 플레이어들의 몬스터를 이기면 스무스러브포션(SLP)를 얻을 수 있다. 이를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던전이나 플레이어와의 배틀에서 승리해야 하는 만큼 게이머의 실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계정을 타인과 공유하고 수익을 나누는 ‘스콜라쉽’ 구조도 운영된다.

전문가들 “블록체인ㆍNFT 기술 접목 움직임 빨라…P2E 법제화 해야”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가 과하다고 지적한다. P2E 게임에 블록체인·NFT 기술이 접목될 가능성이 큰 만큼 P2E 게임을 빠르게 법제화해야 신사업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게임산업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형준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산업계에서는 P2E 게임을 허용해달라고 하는데, 게임위 입장에선 현재의 법제도 하에서 허용해주는 건 위법이라 어려울 수 있다”며 “게임법 개정을 통해 현실을 반영하는 형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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