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아동학대, 성폭행, 10대 임신, 살인.
게임 ‘단짠 그녀’에 녹아있는 소재들이다. 뉴스에나 나올 법한 이 스토리의 게임 가능 연령은 15세다. 성인 콘텐츠가 아닌 탓에 자극적인 장면들은 무료 게임의 광고로 송출된다. 청소년은 물론 미취학 아동들까지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구글플레이어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청소년 모방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체 심의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단짠 그녀’의 랭킹은 11위다. 한때는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Global Guild’에서 만든 이 게임은 총 74 스테이지가 있으며 스테이지마다 4개의 추리 퀴즈가 있다. 주어진 단서에 맞는 그림 속 물건이나 인물을 찾아 누르면 줄거리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대개 연인에 대한 집착으로 살인 혹은 자해를 저지르거나 연인을 감금·폭행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10대 임신, 학교폭력, 아동 또는 동물 학대, 생활고로 인한 존속살인, 알코올 의존증이나 도박 중독에 빠진 인물에 대한 묘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이 게임의 유저 평점은 평균 1.3점이다. 사용자 리뷰에도 혹평 일색이다.
하지만 잦은 광고 노출로 늘 인기순위 톱 10에 랭크돼있다.
이 광고에는 10대 학생이 원치 않은 임신으로 퇴학 통지서를 받는다거나 성행위를 암시하는 듯한 이미지가 다수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용자는 “어린이들이 많이 하는 게임에서 광고로 많이 나오고 있다”라며 “광고 내용 자체가 어린이들에게 피해가 되기 때문에 연령 제한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극적 소재로 이용자들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구글플레이어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직접 검색하지 않는 이상 노출되지 않는 애플 앱스토어와는 상반된다.
이에 대해 구글 플레이 관계자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앱) 관련 대응을 진행 중인지 확인해보겠다”라면서도 “개별 앱에 대해서는 따로 대응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구글 플레이는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이다. 애플 앱스토어보다 신규 앱과 게임 심의·등록 절차가 간단하다. 이 때문에 부적절한 콘텐츠나 앱을 통한 악성코드 유포가 쉬우며, 사후 검열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체 심의 제도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된다. 현행 게임산업진흥법상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는 전체이용가,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로만 등급 분류를 할 수 있다.
올해 2월 조승래 의원 등이 자체 등급 분류 범위를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물로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4월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