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대중 관계 놓고 미국 압박에 반발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AE 당국자를 인용해 UAE가 미국에 F-35 구매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기술적 요구, 주권적 운영 제한, 비용·편익 분석 등에 따라 재평가에 들어간다. 지난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말에 UAE와 F-35 전투기 50대를 판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UAE가 미국과 첨단무기 구매 협상을 중단한 이유는 미국이 경쟁상대인 중국의 영향력 확대, 첩보 활동을 우려하며 UAE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서다. UAE는 이에 대한 반발의 표시로 협상 중단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UAE와 중국 간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주 안와르 가르가쉬 UAE 외교담당 특임장관은 아부다비항에 건설되던 중국 시설의 공사를 중단시켰고 밝혔다. 미국 언론에서 해당 시설이 중국 군사기지로 사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중국 화웨이와 UAE가 얽힌 것에도 불만을 내비쳤다. 미국은 UAE가 화웨이사의 통신망을 사용하는 게 미국 무기 시스템 보안에 위험이 된다며 통신망 채택을 포기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의 예멘 내전 개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 바 있다. UAE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내전에 개입해 예멘에서 인도적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이 UAE에 판매한 F-35 전투기 등 첨단 무기가 예멘 내전에서 쓰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UAE는 이스라엘과 함께 중동의 최대 반미 국가인 이란에 대해 공동 전선을 펴고 있는 나라들이다. 만약 동맹국과 계약이 파기되면, 중동 내 미국의 입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조 바이든 정권의 입지도 흔들게 된다.
미국 주재 UAE 대사관은 F-35 구매 협상 중단 사실을 확인한 후 “미국은 UAE의 첨단 안보를 위한 우선 공급자로 남을 것이며, 장차 F-35 협상은 재개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다음 주로 예정된 협상단의 미국 방문 역시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