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분양원가 공개 배경은…오세훈-김헌동 첫 합작품

입력 2021-12-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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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연합뉴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양원가를 공개한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헌동 SH공사 신임 사장의 첫 합작품이다. 이번 분양원가 공개는 오 시장의 공약 사항이자 김 사장의 역점 정책이었다.

오 시장은 2007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에도 '분양가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SH공사 아파트에 대한 분양원가를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공공택지 내 분양가격 공시항목은 총 61개였다. 이후 2008년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이뤄졌고, 서울시와 SH공사는 분양가격만 공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항동 공공주택지구 4단지 분양원가 공개 당시에도 건설원가 항목에 대해서만 공개했고, 택지조성원가는 포함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SH공사의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사장 역시 SH공사 사장 취임 전부터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토지임대부 주택 등을 주장해 왔다. 그는 "오히려 서민 주거안정에 기여해야 할 공기업인 SH공사가 택지를 조성하면서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남기고, 공기업이 서울시민에게 주택을 분양하면서 분양원가 공개를 거부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내가 SH사장이 되면 이 문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오 시장과 김 사장은 그들의 약속을 지켜냈다. 이번 약속이 오 시장과 김 사장의 향후 주택공급 행보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특히 오 시장의 임기가 6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임하기 위해서는 성과가 필요하다. 최근 공약으로 내세웠던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면서 서울 내 주택공급에 힘을 싣는 상황에서 이번 분양원가 공개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성과로 남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사장 역시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오 시장이 임명을 강행했던 상황에서 취임 한 달여 만에 내놓은 성과로 주목받는다. 다만 이들의 결정이 제대로 된 치적이 되기 위해서는 향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민간 건설사로 분양원가 공개가 확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오 시장이 남은 임기 동안 분양원가 공개 체계를 구축하고, 반값 아파트를 조속히 공급해 SH공사 혁신방안에 대한 약속을 완수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이라며 "LH나 민간 건설사들이 이번 서울시와 SH공사의 결정을 이어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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