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많이 언급된 밈코인은 '도지코인(DOGECOIN)'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후광을 등에 업고 올 5월에는 한때 1만5219%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도지코인은 약 $0.17에 거래되고 있는데, 올해의 모멘텀을 고려한다면 조만간 1달러에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도지코인은 1달러를 찍을 수 있을까?
‘Doge’라는 말은 플래시 만화 ‘Homestar Runner’에서 유래됐다. 2005년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홈스타가 다른 캐릭터를 ‘도지(DOGE)’라고 불렀고, 그 5년 후인 2010년 사토는 가보스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했다. 이 사진은 2010년대 초 텀블러와 레딧 같은 사이트에 올랐고, 레딧 사용자들이 가보스의 이미지를 ‘도지’라고 부르면서 그 이름이 그대로 고정돼 밈이 됐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3년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장난스럽게 도지코인을 발행했다.
이후 많은 투자자를 끌어모았고, 올해는 특히 머스크 발언 덕을 봤다. 이번 주만 해도 머스크가 일부 테슬라 차량 구입 시 도지코인 결제를 허용한다고 하자 도지코인은 몇 분 만에 20% 이상 뛰었다.
하지만 1달러까지의 여정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올해 상승 폭이 아무리 커도 여전히 고점에서는 76% 하락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건 도지코인에 머스크 트윗 외 호재가 있느냐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도지코인은 수천 개가 넘는 다른 가상화폐와 크게 다른 게 없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같은 코인은 분산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된 블록체인을 제공하며 많은 산업 분야에서 비즈니스가 수행되는 방식을 재창조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예로 ‘폴카닷(Polkadot)’을 들자면 이걸 사용하면 한 블록체인에서 다른 블록체인으로 데이터를 쉽게 전송할 수 있다.
이에 비하면 도지코인은 실체 없는 코인에 불과하다. NBA 농구팀 댈러스 매버릭스가 올 3월부터 팀 경기 티켓과 상점 이용 시 도지코인 결제를 인정했지만, 이는 극히 작은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도지코인의 한계는 또 있다. 바로 공급이다. 비트코인의 경우는 공급 제한이 있지만, 도지코인은 무제한이기 때문에 희소성이 떨어지다 보니 보유하고 있어도 수익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매일 약 1400만 개가 채굴되며 현재 1320억 개 이상이 유통되고 있다. 만약 도지코인 가격이 1달러에 도달했다면 시가총액은 132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가상화폐 시장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하지만 도지코인보다 더 많은 기능과 실제 유틸리티를 제공하는 다른 코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렇게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지코인이 1달러에 이르려면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가치가 치솟을 때에나 가능하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도지코인이 전자결제 같은 다른 영역으로 확장되어야 가능해 보인다는 것이다.
온라인 투자 서비스 업체 몰리풀은 도지코인은 재미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코인에 올 인은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