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기능 철수 및 민간 플랫폼 활용…중기유통센터 “내년 4월 포털로 변화할 것”
2년간 총 55억 원 예산이 투입됐지만 저조한 실적으로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아온 소상공인 제품 온라인 쇼핑몰 ‘가치삽시다’가 결국 독자 판매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치삽시다를 운영 중인 중소기업유통센터 관계자는 “내년 4월을 기점으로 소상공인 판로 지원하는 포털로 변화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28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중기유통센터)가 운영하는 가치삽시다 플랫폼이 27일부터 기존 직접판매 서비스를 종료하고 민간 플랫폼(네이버, 11번가 등)을 통한 판매만 제공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상품관과 뉴스레터, 교육콘텐츠 등 일부 공적인 기능만 남긴 채 공공쇼핑몰의 역할에서 손을 뗀 것이다.
2019년 말부터 중기유통센터가 운영 중인 가치삽시다는 국내 소상공인의 판로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온라인 쇼핑몰이었다. 판매액의 5~20% 수수료를 내야 하는 민간 플랫폼과 달리 3%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지난 9월 기준 2662개 업체가 입점했다.
가치삽시다는 출범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소상공인 입점 업체들의 매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라는 애초 취지와는 달리 미국산 의류건조기와 중국산 조명기구 등 입점이 금지된 외국 대기업 제품을 판매했다. 민간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동일 제품을 훨씬 비싼 가격에 내놓기도 했다.
중기부는 가치삽시다 관련 △구축 △유지보수 △홍보 등을 위해 2019년 7억2000만 원, 지난해 24억 원, 올해는 24억 원 총 55억 원 예산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 9월 구자근 의원실이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16개월 동안 입점 업체 10곳 중 8곳(84.6%)의 누적매출액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없는 업체도 32.9%나 됐다.
특히 올해 판매액 감소는 더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8월까지 쇼핑몰 전체 월평균 매출이 1억1200만 원, 업체 평균 5만4000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동행세일로 반짝 매출이 늘었던 6~7월을 제외하면, 업체당 약 4만 원(3만9000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기유통센터 관계자는 “가치삽시다가 지금까지 쇼핑몰 기능만 하고 있었는데, 쇼핑몰은 민간에 맡기고 플랫폼 자체에서 소상공인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와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그동안 많은 지적을 받았고 중기부와 논의 끝에 결정하게 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독경제 등 사업을 준비 중이고 내년 4월을 기점으로 소상공인 판로지원을 진행하면서 포털로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민간 플랫폼 시장이 이미 발전된 상황에서 정부가 소상공인을 돕는다고 플랫폼을 만들고 하는 것은 생색내고 싶은 것일 뿐”이라며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소상공인과 민간 플랫폼 사이에서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가치삽시다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 주도의 공공 플랫폼 사업은 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회가 지적한 사안에 정부가 개편 방향을 만들었으니 구현이 될 수 있는지 향후 국감을 통해 다시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