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부의장에 ‘월가 킬러’로 분류되는 세라 블룸 라스킨 전 재무부 차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에 라스킨 전 차관 임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스킨 전 차관은 월가 규제론자로 꼽힌다. 2010년부터 2014년간 연준 이사로 재직했으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재무부 차관으로 일했다. 현재는 듀크대 법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연준 이사 재직 당시 월가 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 제정에 참여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도드-프랭크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의 업무영역을 엄격히 구분하도록 제한한 법이다.
WSJ는 바이든 대통령이 라스킨 전 차관을 연준 부의장에 임명하면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임을 비판해온 민주당 내 진보파 의원들의 불만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일부 진보 의원들은 연준이 적극적으로 월가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WSJ는 워런 의원이 라스킨 전 차관이나 리처드 코드레이 전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국장을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후보로 백악관에 추천했다고 전했다. 코드레이 전 국장도 라스킨과 같은 금융 규제론자로 분류된다.
라스킨 전 차관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지명받고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랜달 퀼스 현 부의장의 뒤를 잇게 된다. 다만 라스킨 전 차관 임명안이 상원 문턱을 무난히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상원이 50대 50으로 양분돼있는 상원에서 민주당 의원의 전원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의 지지도 있어야 한다. 이날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라스킨 전 차관 유력설에 대해 비판의 글을 올렸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곧 공석이 될 2명의 신임 연준 이사 후보로 흑인 경제학자인 리사 쿡 미시간주립대 교수와 필립 제퍼슨 데이비슨대 교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의 이사회는 총 7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현재 공석이 1개이고, 앞으로 2석이 더 공석이 될 예정이다. 퀄스 부의장은 이달 말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며 리처드 클래리다 부의장은 내달 임기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