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선행지표 기계및장비 수입 1년7개월째 상승
차량용 반도체 부족 일부 해소에 운송장비 수출물량 석달만 반등
국제유가·원자재값 오름폭 둔화, 교역조건 개선될 것
국제유가와 원자재·액화천연가스(LNG)값 등이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교역조건 악화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특히, 순상품교역조건은 8개월째 악화한데 이어 3년만에 최악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오름폭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역조건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호조세가 이어졌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도 어느정도 해소조짐을 보이면서 운송장비 수출물량도 석달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기계 및 장비 수입도 1년7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밖에도 수입지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물량기준 11월 수출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9% 상승한 126.58을 기록했다(2015년 100 기준). 이는 10월(2.9%) 이후 두달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며, 지수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보였던 작년 12월(126.96)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입지수도 7.0% 상승한 126.54를 나타냈다. 작년 9월(11.5%) 이래 1년3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한 것이다.
반면, 12월 들어 21일까지 평균 두바이유는 72.2달러를, CRB지수는 224.0를 기록 중이다. 이는 각각 전년동월보다 44.8%, 37.6%씩 상승한 것이다.
수출의 경우 반도체 수출 호조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22.0%)가, 수요증가에 석탄 및 석유제품(18.5%)이 각각 오름세를 주도했다. 특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작년 2월(30.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중 반도체 직접회로는 24.0% 상승해 6월(28.0%)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2년10개월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자동차가 포함된 운송장비도 1.4% 올라 석달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입의 경우 역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9.8%)와 함께 광산품(10.8%)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기계 및 장비도 18.3% 상승해 작년 5월(14.6%) 이래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운송장비는 19.1% 하락해 석달째 내림세를 보였으며, 지난해 7월(-23.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격기준 수출은 27.1% 상승한 140.66을, 수입은 42.8% 오른 159.29를 기록했다. 지수기준 수출은 2개월만에 수입은 2개월연속 사상 최고치를 보인 것이다. 또, 수출은 1년1개월째, 수입은 1년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0.1% 하락한 88.27을 보였다. 지수기준으로는 2013년 3월(87.80) 이후 8년8개월만에 최저치며, 낙폭기준으로는 2018년 11월(-10.1%) 이후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또, 4월(-0.6%) 이래 8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4.8% 떨어진 111.73을 보였다. 수출물량지수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최진만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호조가 계속되고 있으며 수입도 늘고 있다. 자본재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천연가스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교역조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12월에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교역조건 악화에도 개선여지가 많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입지수 상승은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수 있겠다. 다만 소비자물가는 상품에도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어 범위나 분류가 달라 직접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