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선거운동 하면 되는 거지"ㆍ尹 "서로 역할 하며 선거 캠페인"
"갈등 아냐" 애써 외면하지만 내홍 비판 불가피…"당 대표 역할을 안 해"
여파로 지지율 오차범위 내서 밀려…이재명 40.5%ㆍ윤석열 38.7%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31일에도 수습하지 못한 채 “갈등이 아니다”고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이 대표가 1시간 30분가량 오찬을 가지면서 갈등 봉합 기대가 나왔었다. 전날 당 윤리위가 앞서 고성을 주고받은 이 대표와 조수진 의원 등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갈등 해소 국면에 들어간다는 관측도 나와서다.
그러나 이들의 오찬 회동 결과는 ‘빈손’이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이야기할 게 뭐가 있었겠나. 이 대표가 선대위에 돌아오는지는 별로 의미가 없고 당 대표니까 대선을 승리로 이끌 책무가 있어 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역할에 대한 추가 질문에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다른 게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특기할 만한 입장 변화는 없고 김 위원장과 상황 공유 정도 했다. 자주 뵙기에 특별히 제안한 건 없다”며 “저는 (선대위원장) 사퇴 이후로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다. 선대위 변화를 포함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tbs라디오에서 현재 선대위를 매머드에 비유하며 “매머드가 지금 정상이 아니다. 이거 타고 다니면 큰일이 나니 말을 새로 뽑든 개썰매를 끌고 오든 다른 걸 타고 다녀야 한다”면서 “(현 선대위를) 해체하라는 것”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이 요구를 일축했다. 이 대표가 요구한 같은 날 그는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두 달 남기고 쇄신하라는 건 선거를 포기하라는 악의적 공세”라며 “우리 선대위가 크지 않다. 다양한 국민 바람을 정책으로 반영키 위한 정책본부가 클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이날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금 상황을 갈등으로 보지 않는다. 후보와 당 대표가 서로 맡은 역할을 잘 해내면 얼마든 시너지를 갖고 선거 캠페인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당 대표가 선대위 해체를 직접 언급하고 대선후보는 이를 맞받아치는 상황이라 내홍이라는 비판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 결과로 이날 공개된 시사저널 의뢰 조원씨앤아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오차범위(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2%포인트) 내에서 밀렸다. 이 후보는 40.5%, 윤 후보는 38.7%로 집계됐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당 대표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소동을 일으키니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사람들을 설득하고 이끄는 게 당 대표의 역할인데 선대위에서의 역할을 포기해버리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지난 25~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2002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