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도 70% 이상 줄었을 가능성
안양·시흥·광명 등 집값 하락
"대선 전까지 약보합세 이어질 것"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12월 27일 기준) 경기 내 45개 시·군·구 중 시흥(-0.04%)과 성남 수정구(-0.02%), 안양 동안구(-0.01%), 광명(-0.01%)이 집값 하락세로 전환됐다. 수원 영통구는 2주 연속(-0.01%→-0.03%) 집값이 떨어졌고, 동두천과 화성시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각각 -0.04%, -0.03%를 기록해 3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매매값이 떨어지자 전셋값도 약세를 보였다. 45개 지자체 가운데 23곳의 전셋값 상승폭이 축소됐다. 의왕과 과천시는 전셋값이 각각 0.16%, 0.06%씩 떨어졌다. 부동산원은 “경기지역 전반적으로 매매값·전셋값 상승폭이 축소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2574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매매 신고 기한(계약 체결일 이후 30일)이 남은 만큼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남은 기간을 고려해도 지난달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4832건)과 비슷하거나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거래 건수조차도 2020년 11월 거래량(2만418건)과 비교하면 1년 새 76.3% 이상 줄었다. 사실상 ‘거래 실종’인 셈이다.
세부 거래량을 들여다보면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는 없다시피 하다. 집값이 하락 전환된 경기 광명시의 지난달 거래량은 15건뿐이다. 집계가 완료된 지난해 11월 거래량도 56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1월 2355건이 손바뀜한 것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97%가량 줄어든 셈이다.
일직동 ‘광명역센트럴자이’ 전용 84㎡B형은 지난해 11월 14억7000만 원에 실거래된 이후 손바뀜이 없었다. 현재 이 단지 같은 면적 시세는 최고 16억 원으로,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3000만 원 더 오른 수준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거래가 뜸해지더니 연말이 가까워지자 전화 문의도 줄어 그냥 문만 열어놓고 있는 수준”이라며 “거래는 없고 호가는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수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달 넷째 주(27일 기준) 경기 매매수급지수는 94.0으로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들어 처음으로 기준선 이하로 떨어졌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5로 전주(93.9)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15일) 처음으로 100 밑으로 떨어진 후 7주 기준선 이하를 맴돌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를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지면 집을 팔겠다고 내놓은 집주인이 사겠다는 주택수요자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렇듯 부동산 거래 빙하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르면 1분기 이후 집값 상승세가 재점화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 집값 상승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고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시장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큰 만큼 무주택자는 1분기 주택 마련 시기를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아직은 집값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2025년 이전까지 서울 수도권 입주물량은 부족하고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계획의 입주시기는 빨라야 2026년 이후이므로 3월 대선 전까지는 하락이 아닌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