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팀장급 직원 한 명이 회삿돈 1880억 원을 빼돌린 가운데 경찰이 횡령금을 여러 계좌로 분산 송금한 정황을 잡고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아울러 여러 과정을 거쳐 돈을 찾은 뒤 도주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신속하게 신병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범인이 계좌에 자금을 남겨놨거나, 본인이 가지고 도주했거나 둘 중 하나로 계좌 추적과 범인 검거 두 방향으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 자금이 거쳐 간 계좌를 확인하는 대로 계좌 동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횡령금이 복수의 계좌에서 여러 경로를 거쳐 빠져나간 정황이 확인되면서 자금 추적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데 시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일단 피의자로 지목된 이 모 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피의자를 신속하게 검거하지 않으면 이미 현금화했을 가능성이 있는 횡령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이씨가 해외로 도주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출국금지 조치는 이튿날인 31일 내려졌기 때문이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31일 자사 자금관리 직원이던 이 씨를 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횡령 추정 액수는 1880억 원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의 91.81%에 달하는 규모다. 상장사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 중 역대 최고액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이씨가 지난해 동진쎄미켐 주식을 대량으로 매매해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슈퍼개미’와 동일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