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주요 도시에서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최대 도시 알마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주요 도시에서 과격 시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시위대가 알마티 시청을 습격하자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다고도 보도했다. AFP통신은 이날 저녁 5000명 이상 시위대가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알마티 시내를 행진했다고 전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토카예프 대통령은 서부 망기스타우주, 알마티 지역에 이날부터 19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에서는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통행이 금지된다.
이번 시위는 서부 유전지대인 망기스타우주에서 액화천연가스(LPG) 가격이 급등하면서 촉발됐다. 그간 정부가 가격 상한제를 설정해 LPG 가격이 낮게 유지됐지만, 이를 해제하자 LPG 가격이 폭등한 탓이다. LPG 가격은 지난해 평균 1ℓ당 50텡게(137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20텡게로 올랐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휘발유, 석유 대신 가격이 저렴한 LPG 개조 차량이 많아 LPG가격이 오르면 물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트위터에 "국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망기스타우주 지역의 LPG 가격을 50텡게로 낮추기로 결정했다"며 "정부 건물을 공격하는 것은 불법이고,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