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발사 초기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했을 가능성
북한이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미국 서부 일부 공항에서 항공기 이륙이 일시적으로 금지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예방 조치 차원에서 10일 오후 서부 해안 일부 공항에서 이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면서 "15분 내로 운항이 재개됐으며 우리는 이후에 관련 프로세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륙 금지는 운항 예정 항공기가 출발 지점에 머물러 있도록 하는 조치다.
이에 이날 오후 2시 30분께부터 15분간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시애틀, 등 미국 주요 서부 해안 공항의 항공기가 발이 묶였다. 한국 시간으로는 11일 오전 7시 30분 정도로,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직후 시점이다.
CNN은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미사일 발사에 항공기 이륙이 금지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단순 해프닝일 수 있으나 미국 당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 초기에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FAA는 이날 조치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었던 사건 초기 보고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나서서 미국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해 "NORAD 본부에서 어떠한 경고도 발령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는데, 표준 관행상 FAA가 NORAD 작전 센터와 지속해서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FAA가 초기 평가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15분가량의 (항공기) 이륙 금지 명령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만일에 대비해 이뤄졌던 것"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북한은 한국시간 11일 오전 7시 27분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