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CPI는 전년비 5.5% 상승...1991년 2월 최고치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해 12월 7%대를 기록했다. 1982년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로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7.0%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월인 11월 6.8%보다 더 오른 것으로 1982년 6월(7.1%)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0.5% 상승하는 데 그쳐 11월(0.8%)보다는 다소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5% 상승,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0.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1월 기록(전년비 4.9%, 전월 대비 0.5%)을 웃도는 것으로 1991년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여파에 주거비와 중고차 가격 등이 급등한 것이 물가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거비는 전년 동월 대비 4.1%, 전월 대비 0.4% 올랐다. 2007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중고차 가격은 전년 대비 37.3% 치솟았다. 전월 대비로는 3.5% 올랐다. 공급망 혼란으로 신차 생산이 제한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식품도 전년 동월 대비 6.3%를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0.5% 상승하는 등 지속적인 오름세를 유지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9.3% 급등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0.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진정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CPI가 7%를 기록하면서 연준이 3월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한층 커지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3월 자산 매입을 종료할 것이며, 이는 일 년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엄격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