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신창재 회장의 신규 가압류를 결정한 가운데 교보생명의 기업상장(IPO)이 원래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장에선 어피너티 컨소시엄과의 갈등이 교보생명의 IPO 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입장과 IPO 대어로서 여전히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는 입장으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 대해 새로운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이번 가압류에 대해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가 유효하다는 점 △신 회장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의무가 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 △투자자들에게 향후 2차 중재를 통해 풋옵션 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점에 대한 기존 가처분 판단을 전제로 장래 발생할 매매대금채권의 집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장래 발생할 매매대금채권에 대해서 별도 가압류 신청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신 회장의 기존 가압류를 취소하고 투자자들은 장래 채권에 대한 집행을 확보하기 위해 공탁된 배당금에 대해 새로운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가압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담보제공을 명했으나, 그 사이에 신 회장 측에서 공탁된 배당금을 곧바로 인출해 가는 바람에 가압류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신 회장의 부동산에 대한 신규 가압류를 신청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 측은 "이처럼 신 회장에게 풋옵션 이행 의무가 있음이 법원 결정을 통해 다시 한번 명확히 확인된 만큼, 신 회장이 이제라도 의무를 이행하여 풋옵션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기를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시장에선 지난달 28일 신 회장에 대한 풋옵션 이행 가처분 기각으로 교보생명의 IPO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어피너티와 갈등의 골이 깊어진 모습이다.
시장에선 교보생명이 분쟁 요소가 말끔히 해소하지 않는 한 IPO 일정에 영향이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있다.
시장 관계자 A 씨는 "교보생명이 현재 코스피 상장을 위해 예심을 청구한 상황이지만 어피너티 측과 계속되는 분쟁으로 향후 IPO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자들은 분쟁 요소가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은 부분을 주요 리스크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리 인상 시기에 교보생명의 IPO 이벤트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장 관계자 B 씨는 "국내외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시기에 교보생명 IPO는 최근 볼 수 없었던 대형 생명보험사의 상장이벤트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며 "차후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어피너티는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24%(1조2000억 원)를 인수했다. 당시 어피너티 측은 2015년 9월까지 상장을 하지 않으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걸었다. 이후 교보생명이 상장을 못하자 2018년 10월 신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해 분쟁이 시작됐다.